지리멸렬 교육교부금 논란…내년 종지부 찍을지 ‘관건’

김지현 기자 (5479wlgus@dailian.co.kr)

입력 2024.03.26 14:08  수정 2024.03.26 14:08

학생 수 감소…교부금 개편 요구 지속

예산 당국 “인구구조 변화 반영”

교육 당국 “안정적 재원, 결손 방지책”

학생 수-재정 수요 변화 비선형적

서울 도봉구 창원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2025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예산 당국과 교육 당국이 합의점을 찾고 오랫동안 끌어온 논란에 종점을 찍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26일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이하 예산안 편성지침)’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확정했다.


이에 앞서 기획재정부는 25일 ‘예산안 편성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 편성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교부금은 정부가 초·중등교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에 나눠주는 예산이다.


교육교부금은 국민이 납부하는 내국세(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20.79%가 자동으로 지방 교육 예산에 분배되는 형태로 마련된다. 내국세 수입에 연동된 교부금 산정 방식은 인구 팽창기였던 1972년에 도입돼 50여 년간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초·중·고 학령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현 상황을 반영해 내국세 교부율 인하 등 교육교부금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현재 교육재정이 수요분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시각이다.


정부도 이번 예산안 편성지침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부문 간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병서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학생 수는 줄고 노인 수는 늘어나는 가운데, 교육교부금 제도 관련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교육교부금 제도는 교육과 지방 두 갈래로 나뉘는데 이 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투입할지 교부율 자체를 바꿀지는 검토해야 하지만, 교육과 지방의 칸막이를 헐어야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상황 속 탄력적으로 교육교부금을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교육 당국 반발 예상…"안정적 재원으로 교육결손 방지해야"


반면 교육 당국의 반발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는 질 높은 교육 제공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를 근거로 지방교육재정 확충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교육교부금을 둘러싼 예산 당국과 교육 당국의 충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장 최근 교육교부금 개편 요구가 표면에 등장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를 겪으면서다.


2022년 교육교부금 예산이 2021년 본예산보다 11조8000억원 늘어나자, 학령인구는 계속 감소하는데 교부금은 계속 증가하는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내국세 세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만들어낸 착시효과라고 반론했다.


교육계는 또 교육 부문만큼은 다른 부문과 달리 안정적 재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와 별개로 교육재정 수요는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송기창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재원의 한계로 한해 필요한 교육 활동을 하지 못하면 내년도에 보충할 수 없다”며 “결손을 가진 교육 대상은 이미 다른 학년·학교급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특정 시기의 과소 투자로 인한 교육결손은 보충하기 어렵고, 따라서 안정적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 수가 감소할 때 특정 지역, 특정 학교가 집중적으로 감소하지 않는 한 인건비도 학교 운영비도 곧바로 줄지 않는다”며 “학생 수 변화와 재정 수요 변화의 관계가 선형적이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장기적으로 볼 때 학생 수가 감소하니까 교육교부금도 개편해야 한다는 말에 부정할 사람은 없지만, 개편을 진행하려면 특정 연도만 볼 게 아니고 적어도 10년 이상 교부금 추세를 근거로 해야 한다”며 “내국세 교부금뿐만 아니라 유아교육 지원, 유보통합 등 예산도 종합적으로 따져 개선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용범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은 “현재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교육교부금을 저출산 대책에 활용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옴에 따라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 개편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개편이 이뤄질 시 교육부에서 교육계 의견 수렴과 함께 합의점을 찾고, 기재부는 주무 부처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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