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5일 인베스터데이서 브랜드 전략 발표
올해 판매목표 320만대, 사실상 '현상유지'
EV3·EV4로 가격 낮춰 판매비중 확대
PBV로 경쟁력 높이기… 내년 PV5 출격
송호성 기아 사장이 5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터데이에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이 글로벌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감소 현상)과 소비둔화에 맞서 전동화로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장 전기차 판매를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둔화된 수요 속에서 EV3, EV4 등 저가 모델을 통해 판매 비중을 늘리고 라인업을 탄탄히 구축해 수요 확대 시기를 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함께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다목적 전기차로 승용차를 넘어선 EV 풀라인업을 갖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5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EV라인업 확대 및 경쟁력 확보를통해 EV 티어 원 브랜드를 달성하고자한다"며 "PBV는 내년 출시하는 PV5를 시작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기아의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아가 발표한 중장기 성장 동력은 크게 '전기차'와 'PBV'로 요약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됐지만, 현 시장 상황이 일시적이라 판단하고 향후 전기차 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송 사장은 "최근 EV 수요 전망에 따르면 2030년의 수요는 큰 변동이 없지만, 2024년부터 2026년까지의 수요 성장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실물경기 부진, EV 보조금 축소, 충전인프라 부족에 따른 대중고객 유입이 지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송 사장이 제시한 기아의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목표는 320만대, 이 중 전기차는 30만 7000대다. 지난해 10%의 성장을 목표로 했던 것과 달리, 올해 목표는 지난해 세운 수치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사실상 올해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있는 만큼, 양적성장 보다는 전동화 비율 확대와 라인업 구축에 집중해 '현상유지'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아니면 늦는다… 내연 하이브리드+ 저가 EV '총력'
송호성 기아 사장이 5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터데이에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기아
기아는 시장이 다시 열렸을 때를 대비해 승용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2026년까지는 전기차 시장이 정체될 것으로 보고, 앞으로 2년 간 판매 볼륨을 키워줄 저가라인업을 채우는 데 집중한다.
한국·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EV3를 시작으로 EV2, EV4, EV5 등 총 6개의 대중화 모델을 운영할 예정이다.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카렌스EV를 포함한 현지 특화모델 2개 차종을 신규 출시한다.
아울러 글로벌 전기차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공장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계획이다. 오토랜드 광명 2공장, 화성 이보 플랜트 등 2개의 공장은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으로 대중화 모델 생산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저가 전기차를 통해 전체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현재 최고 인기를 누리는 풀하이브리드 라인업도 함께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동안 판매량을 뒷받침할 차량이 결국은 하이브리드 차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지난해 출시된 카니발 HEV를 포함해 ▲2024년 6개 차종 ▲2026년 8개 차종 ▲2028년 9개 차종 등 주요차종 대부분에 HEV 모델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4년 37만 2000대(판매 비중 12%)에서 2028년 80만대(비중 19%)까지 하이브리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EV 대중화 모델 예상 판매는 ▲2024년 13만 1000대(판매 비중 43%) ▲2025년 26만 3000대(비중 55%) ▲2026년 58만7000대로 전체 전기차 판매 비중의 66%를 목표하고 있다.
"승용 EV만으로는 안돼"… 1+1 전략 핵심 'PBV'
전기차 캐즘이 끝났을 경우를 대비해 기아가 세운 전략에는 승용 전기차 풀라인업 외에도 한가지가 더 있다. 바로 전기 PBV다. PBV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세계 가전·IT 박람회)에서도 기아가 선보인 바 있는 핵심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PBV란 캠핑카·택배차·택시 등 개인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기존 양산차와의 차별점은 원하는 목적에 맞게 스케이트보드 기반 하체 플랫폼에 원하는 모듈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아는 내년 첫 중형 PBV인 PV5를 출시하고 PBV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PBV 라인업 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대형 PBV인 PV7도 2027년 출시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한 PBV 모델도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는 2030년께 연간 PV5 15만대, PV7 10만대, 총 25만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6년까지 숨죽이고, 캐즘 끝나면 '글로벌 탑티어'로
승용 전기차 풀라인업에 PBV를 더한 '1+1' 전략으로 기아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만 16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전기차 판매목표인 30만 7000대에서 6년 사이에 전기차 판매량을 4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기아가 예상하는 2030년에는 전기차의 판매량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도 훌쩍 뛰어넘는다. 전기차 캐즘이 끝나기 전 승용 전기차 라인업과 PBV 구축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아는 2030년 전기차는 160만대, 하이브리드는 88만대 판매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기아는 전기차 경쟁력을 받쳐줄 배터리 경쟁력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충전 인프라도 적극 늘릴 계획이다.
송 사장은 "NCM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및 주행거리를 개선하고, LFP배터리 적용을 통해 EV 대중화 모델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위해 기존 구매입찰, JV확대 등배터리 조달 방안을 다각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기아는 2021년 ‘브랜드 리런치’ 이후 획기적인 전기차 라인업 구축, 고객 중심의 모빌리티 미래 제시 등 사업 전반의 다양한 변화를 진행해 왔다”며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구체화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고객, 공동체, 더 나아가 글로벌 사회 및 환경에 기여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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