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W 2024] "유럽 빌트인 출격 준비 완료" LG전자가 '1兆' 언급한 배경

밀라노(이탈리아) = 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4.04.17 09:22  수정 2024.04.17 09:30

류재철 사장 "제품 경쟁력으로 3년 내 유럽 빌트인 1兆"

다소 보수적인 1조 목표치는 '시장 진입 난관' 탓

"그럼에도 한번 진입하면 안정적 수익 보장" 눈길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16~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디자인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에 참가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나누고 있다.ⓒ임채현 기자

LG전자가 오는 2027년까지 유럽 빌트인 가전 사업 규모를 조 단위로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혔다. 기존 LG의 가전 사업을 생각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목표치지만, 현지 가구업체와 협력을 해야하는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진 시장의 특성상 초프리미엄 라인업에 볼륨존(중저가) 제품군까지 영역을 넓혀 유럽 B2B(기업간 거래) 가전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1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취재진을 만나 "LG전자도 이제 빌트인 사업에 준비된 플레이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다른 것보다 빌트인 전시에 집중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AI) 기술력과 차별화된 제품력, 디자인을 앞세워 3년 내 글로벌 빌트인 가전 사업에서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높다. 오랜시간 보존된 건물들이 많은 만큼 리모델링이 쉽지 않은 탓이다. 아울러 좁은 가구 구조가 많아 빌트인에 대한 수요가 유독 높다.지난해 기준 212억 달러(약 29조 5422억 원)로, 전 세계 빌트인 시장 중 42% 상당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LG전자의 빌트인 가전 사업 매출은 5000억 원 수준을 밑돈다.


보쉬, 밀레, 지멘스 등 유럽 현지 브랜드들이 선점하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구 회사와 협업을 해야되는 빌트인 특성상, 현지 업체와 영업망, 유통망을 관리하는 것도 어렵다. 최근 하이얼(Haier), 메이디(Midea) 등 중국 가전업체들도 해당 경쟁에 가세했다. 사업 비중이 대부분 기업과 B2C(소비자간거래) 분야에 쏠려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류재철 사장은 "빌트인은 제품 못지않게 유통 개척과 영업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해서 몇 년에 걸쳐 많은 준비를 해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유통 채널을 개척해 올해 1000곳 이상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디자인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빌트인 시장 개척을 위해선 유럽 라이프스타일에 걸맞는 디자인에 대한 고려가 필수라는 점 때문이다.

밀라노에 위치한 LG전자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 내부 전경.ⓒ임채현 기자

LG전자는 지난 2018년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를 앞세워 유럽 빌트인 시장에 진출, 명품 가구업체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20년 한국 강남과 미국 나파밸리에 이어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열고 쿠킹 스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초프리미엄 주방가전이라는 컨셉을 홍보, 새로운 고객경험을 널리 알리고 있다.


류재철 사장은 시그니처 라인을 먼저 부각시킨 이유에 대해 "초고가 라인업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 및 제품 경쟁력을 먼저 각인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보급형 라인으로 내려가면 낙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그게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16~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디자인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에 참가한 LG전자 부스 내부.ⓒ임채현 기자

실제로 지난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배 성장했고 올해 볼륨존 제품군의 유럽 시장 매출은 지난해 대비 140% 신장이 예상되고 있다.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은 한 번 진입에 성공하면 거래 규모가 크고 지속 기간도 길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류 사장도 이같은 점을 언급하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한번 진입하면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류재철 사장은 눈여겨 보고 있는 업체로 중국 하이얼을 꼽았다. 이날 개막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하이얼은 LG전자 옆에 부스를 꾸리고 AI 오븐 등의 빌트인 가전을 전시했다. 류 사장은 "과거 LG가 성공했던 방정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디자인과 기술력의 약점을 빠른 속도로 극복하며 성장하고 있다.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번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에서 AI 기능을 강화한 새로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라인업을 공개했다. AI가 음식의 끓는 정도를 파악하고 예측해 물, 수프, 소스 등이 넘치는 것을 막아 주는 '끓음알람' 기능을 갖춘 프리존(Free-zone) 인덕션, 내장된 AI 카메라가 재료를 식별해 130개 이상의 다양한 요리법을 추천하고 최적화된 설정을 제안하는 오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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