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KB·우리카드 등 신임 외국인 사령탑 선임
아시아 배구 경험한 감독들이 대세로 자리 잡아
프로배구 V리그에 외국인 감독 열풍이 심상치 않다.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는 17일 새로운 사령탑으로 브라질 출신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61)을 선임했다.
2023-24시즌을 마친 뒤 6년 동안 팀을 지휘한 신영철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우리카드는 창단 첫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 새 시즌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기로 했다.
우리카드가 파에스 감독을 영입하면서 남자부의 경우 7개 구단 가운데 무려 5팀이 외국인 감독에게 차기 시즌 지휘봉을 맡겼다.
남자부는 기존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이 2023-24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했다.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를 이끈 틸리카이넨 감독, 부임 첫 해 8년 만에 OK금융그룹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끈 오기노 감독의 선전에 자극이라도 받은 듯 서로 앞 다퉈 외국인 지도자 모시기에 나섰다.
실제 우리카드에 앞서 현대캐피탈은 프랑스 출신 필리프 블랑 감독, KB손해보험은 스페인 출신 미겔 리베라 감독을 선임했다.
반면 국내 감독들이 설 자리는 좁아졌다.
남자부의 경우 지난 2월 삼성화재와 3년 재계약을 체결한 김상우 감독, 최근 한국전력과 재계약에 성공한 권영민 감독 등 국내 지도자는 단 2명뿐이다.
물론 각 구단들이 무작정 외국인 사령탑을 영입하는 것은 아니다. V리그 외국인 사령탑 면면을 보면 대부분이 아시아 배구를 경험했다는 특징이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나고야 울프독스에서 4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고, 일본 출신의 오기노 감독도 오랜 기간 동안 산토리 선버즈 감독을 지냈다.
블랑 감독은 일본 대표팀을 이끌었고, 마우리시오 감독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일본 파나소닉에서 수석코치로 일본 V리그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이끌었다.
배구계 한 관계자는 “각 구단들이 단순히 이름값 있는 명장들을 영입하기보단 아시아 배구와 문화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이해가 깊은 지도자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