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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튤립 파동과 대한민국 골프장의 미래 [윤희종의 스윗스팟]


입력 2024.05.04 06:00 수정 2024.05.04 06:00        데스크 (desk@dailian.co.kr)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경제에 유동성을 대규모로 공급시키면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자산 가격을 큰 폭으로 상승시켜 골프장의 가치도 급등했다.


또 국민들이 기존에 즐기던 실내 생활 체육을 즐기기 어려워지고 하늘 길도 막혀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에너지 분출구로 골프장을 찾고 MZ세대도 골프 붐에 편승하면서 국내 골프장 업계는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심지어 골프장뿐만 아니라 골프와 관련된 산업은 모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2023년도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4772만명으로 전년도 5058만명 대비 무려 286만명으로 약 5.7% 감소했다. 내장객 감소는 IMF 경제위기,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의 국제경제 흐름에 따라 국가경제가 휘청거렸던 때를 포함해 이번이 네 번째로 기록되었기에 골프장 업계는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개척해야 할 시점이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파동은 대부분 최근 코인 투자 과열현상이나 버블경제현상을 이야기할 때 비교를 하곤 하는데 팬데믹 시절 국내 골프업계와 유사한 점이 많다. 당시 네덜란드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나라였고 금융업이 발달했다.


은행업, 증권거래소, 선물시장까지 등장하면서 엄청나게 불어난 자본은 다른 투자 대상을 물색하기 시작했는데 이내 눈을 돌린 것이 신비의 꽃인 튤립이었다. 이전에는 대부호나 귀족들만 알고 있었던 튤립이 네덜란드에 들어와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튤립의 보유 여부가 부의 척도로 간주되어 사람들은 앞 다퉈 튤립 그중에서도 희귀종 튤립을 찾는데 혈안이 됐다.


하지만 이 현상이 오래가지는 못했는데 이유는 여러 가지로 꼽힌다. 히아신스가 원예용으로 개량되어 대체재가 생겼으며 정원을 꾸미는 트렌드도 바뀌었다. 이미 너도나도 튤립 재배에 뛰어든 상황 속에 어느덧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사람들이 '단순한 꽃을 이렇게 비싸게 살 필요가 있나?'하고 뒤늦게 새삼 깨달은 순간 구매자가 사라졌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팬데믹 시절 골프도 상류층만의 스포츠로 인식되었다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많은 세대와 계층이 즐기는 스포츠로 변모했지만,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고 부족한 공급의 여파로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일어나기도 했다.


게다가 팬데믹이 종식되자 테니스, 등산, 해외여행 등 골프를 대체할 대체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대한민국 골프장의 내장객이 자연스레 감소했다.


이제 골프장은 급성장 이후 일종의 시장 조정기를 맞이했다. 이미 시작된 시장 조정기를 거치는 동안 장기적인 골프장의 번영을 이끌어 내는 것은 결국 정부와 골프장들의 몫이다.


우선 코로나 팬데믹 당시 네덜란드 튤립파동과 같이 너무나도 뜨거웠던 시절을 보낸 나머지 혼란에 빠진 골프장들이 다시 한 번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정부는 골프장에 부과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세금을 전반적인 재검토해야 하며 특히 골프장에 부과되는 ‘재산세’ 등의 정비는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소비 과세’ 역시 국민 인식과 사회 요구 등을 반영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버블이 꺼져버려 위기의 주체가 된 골프장들은 다시 한 번 찾아온 이번 위기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디지털 전환, 다각화된 수익원 모색, ESG 활동 강화, 협회를 구심점으로 한 협력과 연대를 공고히 한다면 대한민국 골프장의 진짜 전성기는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글 / 윤희종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홍보팀장(hufs8100@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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