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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선진화 ‘첫 단추’…내부통제 점검 고삐 죄는 당국


입력 2024.07.17 16:31 수정 2024.07.17 16:4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증권사 대상 PF 사업성 평가 점검 돌입

사익추구 직원 채용 등 업계 관행 압박

역할론에 빨라지는 행보…업계도 공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를 대상으로 내부통제를 적절히 해나가고 있는지 점검에 나서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를 추진 중인 금융당국이 연일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수준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책과 관련해 증권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한편 차후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가 공들이고 있는 밸류업 정책과 공매도 제도 개선에 있어 증권사가 중책을 맡게 된 만큼 당국의 감시·감독은 강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점검에 돌입했다. 전날 한국투자·메리츠증권을 신호탄으로 업권 전체를 들여다 본단 계획이다.


이번 검사는 지난 5월 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에 따라 증권사들이 PF 사업성 평가를 제대로 해나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차원이다.


PF 구조조정 추진으로 PF 사업성 평가 등급은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됐고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의 경우 재구조화를 진행해야 하는데 증권사들이 이를 잘지키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겠단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이달 초에는 증권사들이 부동산PF 사익 추구로 검찰에 통보된 전력이 있는 임직원을 채용한 바 있는지 전수 조사했다. 올 들어 한양증권이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PF 인력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위법 행위 전력자를 채용한 것이 확인되며 업계의 채용 현황과 관행을 살펴보겠다는 차원이다.


금감원은 최근엔 프라이빗뱅커(PB) 등 증권사 직원이 고객으로부터 사적으로 자금을 편취한 사례를 소개하고 소비자경보 주의 등급을 발령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고객들에게는 거래 중단과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내부통제 강화로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는 사안들까지 방지하겠단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이처럼 당국은 증권사에 내부통제를 강화해 줄 것을 당부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나서 고삐를 죄고 있다. 그만큼 하반기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 추진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초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직접 만나 자본시장 선진화의 필요성과 함께 증권업계 주요과제로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건전한 조직문화 정립을 주문했다.


금감원이 최근 조사를 진행 중인 사안은 이 자리에서 모두 지적된 내용들이다. 그는 부동산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면밀한 사업성 평가와 리스크관리를 당부하고 불법행위로 제재받은 임직원을 채용하는 등 안일한 업계관행을 개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상속세 완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배당세 등 세제 합리화를 올 하반기까지 해결해야 할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증권사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조가 중요한데 내부통제 이슈에 발목이 잡혀서는 시장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당시 이 원장은 “증권업계에 요구되는 역할은 자본시장에서 혁신의 불씨를 되살리는 것”이라며 “기업의 자금조달을 보다 원활하게 해 혁신동력 확보를 지원하고 투자자가 과실을 최대한 향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3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단 평가다. 증권사는 공매도 전산화와 관련해 감시자로서 업무를 수행해야 해 신뢰성을 확보해야하는 중책을 맡는다.


공매도 주문을 받는 수탁 증권사에게는 기관의 공매도 전산시스템과 내부통제 기준을 확인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된다. 이에 따라 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점검은 강화 가능성이 나온다.


업계는 자본시장 선진화에 있어 증권사 역할론에 공감하며 내부통제 강화에 보다 신경을 쓰겠단 의사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와 관련해 당국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선진화에 일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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