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은행 빚도 연체도 '역대 최대'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4.08.12 06:00  수정 2024.10.14 13:23

대출 450조 넘으며 연일 기록 갱신

제때 못 갚은 돈만 2조5000억 육박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 우려 현실로

고금리 속 동네 사장님들 '벼랑 끝'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여대학교 인근 가게에 점포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자영업자들이 국내 은행으로부터 진 빚이 450조원을 넘어서며 또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깬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여기서 불거진 연체만 2조5000억원에 육박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넘어 사상 최대 규모까지 불어났다는 점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년째 계속돼 온 금융지원이 끝나자마자 연체가 폭증하면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생각보다 길어지는 고금리 터널 속 벼랑 끝에 내몰리는 동네 사장님들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20개 모든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51조9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이로써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은 2022년 말부터 다섯 분기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며 역대 최대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89조615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8% 늘며 가장 많았다. 이어 IBK기업은행이 68조2354억원으로, 신한은행이 67조935억원으로 각각 0.7%와 3.8%씩 해당 금액이 증가하며 60조원 대를 나타냈다.


이밖에 ▲하나은행(59조200억원) ▲NH농협은행(54조7989억원) ▲우리은행(51조1047억원) ▲BNK부산은행(14조6371억원) ▲BNK경남은행(11조713억원) ▲iM뱅크(10조9980억원) ▲Sh수협은행(9조3879억원) 등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 상위 10개 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걱정거리는 자영업자 대출에서의 연체가 너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는 총 2조4485억원으로 조사 대상 기간 동안에만 50.3% 증가했다.


이같은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는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직전 최대 금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던 2009년 3월에 기록한 2조603억원이었다.


기업은행이 떠안고 있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가 5529억원으로 80.5%나 늘며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농협은행 역시 3458억원으로, 하나은행도 2763억원으로 각각 78.9%와 15.0%씩 자영업자 대출 연체가 증가하며 규모가 큰 편이었다.


이어 ▲신한은행(2661억원) ▲국민은행(2635억원) ▲우리은행(2029억원) ▲BNK부산은행(1153억원) ▲DGB대구은행(1068억원) ▲Sh수협은행(846억원) ▲BNK경남은행(523억원) 등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규모가 큰 편이었다.


은행 대출을 갚는데 곤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이면에는 고금리 충격이 자리하고 있다. 치솟은 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출 이자가 쌓이고, 이로 인해 차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특히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사라진 직후 이처럼 부실대출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금융지원이 아니었다면 연체로 이어졌을 대출 중 상당수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억눌려 오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직후인 2020년 4월부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상대로 실시돼 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3년 넘게 지속되다가 지난해 9월 종료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금액은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76조2000억원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나마 은행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의 경우 비교적 우량 차주임을 고려하면 지금과 같은 연체 증가 속도는 더욱 염려스럽다"며 "부실 스노우볼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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