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뉴욕에 ‘인공지능 사업 거점’ 법인 설립
신한證, 전담 조직 신설·인력 영입해 플랫폼 개발
투자·인수·협업 확대 지속...“규제제약 완화해야"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 기반의 사업 전환을 목표로 국내외에서 AI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투자 전반에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전문성을 강화화면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이 AI 사업을 전담할 법인을 설립하고 신한투자증권은 관련 전문 인력을 영입해 AI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하는 등 증권업계가 글로벌 AI 금융시장을 겨냥한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은 AI 법인 ‘웰스스팟’이 오는 11월 미국 뉴욕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웰스스팟을 이끌 대표로 김연추 미래에셋증권 파생부문대표가 내정된 가운데 이외에도 미래에셋의 핵심 인력 10여명이 투입됐다.
이번에 신규 설립된 AI 법인은 미래에셋증권 뉴욕투자법인 등 기존 법인과는 달리 미래에셋의 ‘AI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에셋 각 해외 법인의 AI 전략을 주도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로보어드바이저(RA)와 글로벌 투자자산 배분, 상장지수펀드(ETF) 개발 사업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미래에셋 측은 최근 ‘AI 기반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글로벌 AI 금융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8월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인 ‘스탁스팟’을 약 24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국내 금융그룹이 해외 RA 전문 운용사를 인수한 첫 사례로 여기에 웰스스팟까지 설립되면서 글로벌 AI 사업의 확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최근 생성형 AI와 RA를 적용한 퇴직연금·자산관리 사업이 부각되면서 증권사들은 AI 전담 조직 강화와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6월 AI 적용 사업화를 총괄하는 AI솔루션부를 신설한 데 이어 이달 노현빈 전 뤼이드 AI수석연구원을 AI솔루션부장으로 영입했다. 노 부장은 삼성SDS 연구소에서 AI 연구 및 분산처리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고 뤼이드에서 교육 AI 연구를 이끈 인물이다.
회사 측은 노 부장이 AI 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 AI를 사업화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AI 기반의 금융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데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들을 플랫폼에 탑재할 계획이다.
AI 기술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비롯한 금융 플랫폼 영역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관련 투자와 협업도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증권업의 AI 전환을 목표로 AI 솔루션 기업 모트에이아이와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해 프라이빗뱅커(PB) 맞춤형 솔루션 ‘유진AI애널리스트’를 개발해 해당 솔루션을 현장에 도입한 바 있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11월 90억원을 들여 AI 자동 투자 사업을 하는 콴텍의 전략적 지분 투자에 나선 뒤 퇴직연금과 자산관리 사업에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함께 로봇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지난 5월에는 공동으로 연금저축 계좌 개설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시장에선 AI의 확산으로 글로벌 금융산업의 디지털 혁신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이 AI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규율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들은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디지털 수용 능력 부족과 규제 제약으로 활용도가 낮은 상황”이라며 “관련 인력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장려하기 위해 경영진의 책무구조도상 면책 범위를 확대하고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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