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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90%로 인상 폐지한다는데”…여야 합의는 물음표 [공시가 합리화]


입력 2024.09.13 06:07 수정 2024.09.13 09:07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국토부,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체계 개편 속도

2021~2022 급등한 공시가격, 재산세·종부세 ↑

9월 중 공시법 개정안 발의, “국회 통과 난항 예상”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고 합리적인 공시가격 산정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계획에 착수했으나,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이 숙제로 꼽힌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고 합리적인 공시가격 산정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계획에 착수했으나,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이 숙제로 꼽힌다.


12일 국토교통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와 가격 산정체계 개편을 위해 부동산 공시법 개정안을 이달 중 발의한다고 밝혔다.


토지와 단독·공동주택에 대한 적정 가격을 평가해 공시하는 부동산 공시가격은 현재 조세·복지 등 67개 제도에 활용된다.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부작용 多…폐지 추진”


지난 2020년 공시가격은 시장가격과의 격차와 지역별·유형별·가격별로 불균형 문제가 제기되면서 2035년까지 시세 9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현실화 계획이 수립됐으나 2021~2022년 적용 후 지나친 보유세 부담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실화 계획에 근거한 공시가격은 시세 90%를 달성이라는 목표에 따라 시세 등 시장변화분에 연평균 3%p 인상분이 인위적으로 더해지기 때문에 매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집값 급등기에는 공시가격도 급격하게 오르고, 집값 하락기에도 연평균 인상분이 적용되기 때문에 공시가격은 상승세 시세를 앞서는 역전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현실화 계획 도입 전 공시가격은 10년간 연평균 4.6% 올랐는데, 2021년 19.05%, 2022년 17.20% 급격히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민 보유세 부담도 가중됐는데, 주택분 제산세는 2020년 5조8000억원에서 2022년 6조7000억원으로, 주택분 종부세는 같은 기간 1조5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뛰었다.


또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시세 90% 수준에 도달할 경우 주택분 재산세 부담이 현행 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2020년 수준(69.0%)로 낮춰 적용한 상태며 지난 3월 현실화 계획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현실화 계획은 부작용이 많고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으며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폐지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시장변동률로 공시가격 산정, “인위적인 시세반영률 인상 없다”


여기에 공시가격 산정체계 개선 작업에도 나선다. 현재 시장변화분에 더해지는 연평균 인상분을 제거하고 전년도 공시가격에 시장변동률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현실화 계획 도입 전 사용하던 방법으로, 조사자가 시장증거에 입각해 부동산 각각의 시장 변동률을 판단하되 균형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부동산은 균형성 제고분을 추가 반영하는 방식으로 보완됐다. 또 실거래 가격과 감정평가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장변동률을 정하되 공시가격 산정의 정확성을 위해 국제과세평가관협회 기준에 맞춰 개발한 자동산정모형(AVM) 등을 통해 객관성을 입증하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실화 계획의 인위적 인상분을 걷어내겠다는 것이 골자”라며 “국민들은 시장 변동분만큼 공시가격 변동이 당연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집값이 10% 인상된 것이 공시가격 상승에 반영되는 부분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문턱 넘을 수 있나…“여야 합의 불투명”


다만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부터 가격 산정체계 개편은 모두 부동산 공시법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 특히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립은 해당 법령에 의무화 조항이 명시돼 있다.


만약 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지난헤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020년 시세반영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 실장은 “제도 운영을 해오다 보니 공시가격 산정방식이 현실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고 시장 변동분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바꾼다는 것”이라며 “일단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늦어질 경우 2020년 시세반영률을 적용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해당 개정안도 국회 법안이 통과되는 사항인데다가 공시가격은 종부세 등과 밀접한 영향이 있어 여야간 합의 난항이 예상된다”며 “최근 세수 부족, 고령화로 인한 복지비용 증가 등의 국가적 차원의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합의점 도출을 해내는 것이 관건이고 그 시간 동안 공시가격이 공정하게 책정돼 있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격을 시장가격에 맞춰 평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중가격 구조가 되기 때문”이라며 “다만 관련 법안을 개정하지 못하면 당장 내년 공시가격은 2020년 시세반영률을 반영한 임시방편을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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