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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 역대급 관중, 경기장 개선도 함께 해야!


입력 2024.10.12 10:09 수정 2024.10.12 10:10        데스크 (desk@dailian.co.kr)

잠실야구장 ⓒ 뉴시스

KBO리그 출범 42년 만에 첫 1000만 관중시대, K리그 300만 관중 돌파 등 올해 우리나라 프로 스포츠는 심상치 않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고, 역대급 흥행 성적에 대해 여러 진단이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는 2030 여성의 티켓파워, 소셜미디어에서 만들어지는 숏폼 컨텐츠 확산, 새로운 스타의 탄생과 전통명가들의 흥미진진한 경기 등이 많은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았고, 프로축구 역시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관중의 힘과 이들이 열광할 수 있는 마케팅, 꾸준한 지역 밀착 정책들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프로 스포츠의 성장은 많은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정서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관객의 입장료, 방송중계권료, 스폰서, 용품 판매 등 수입의 증가로 이어져 스포츠산업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스포츠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이처럼 프로스포츠 관중의 증가가 매우 중요한데 증가 추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과 정책적 지원도 함께 이어져야 한다. 핵심 관중으로 등장한 젊은 여성들이 발길을 돌리고 경기가 흥미를 끌지 못한다면 관중이 줄 수 있지만 우선해야 할 일은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이 무엇을 원하고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부족한 부분을 살피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프로스포츠협회의 ‘2023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프로스포츠 경기 직관 흥행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응답으로 전반적인 경기력 강화가 24.2%, 다음으로 입장권 할인·프로모션 강화가 21.1%로 나타났다. 재미있는 경기와 팬들을 경기장에 불러 모을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이것은 구단의 노력이 절대적이다.


그 다음 중요한 요인으로는 경기장 환경으로 나타났다. 흥미 있는 경기와 경기를 활용한 컨텐츠 등 소프트웨어도 중요하지만 관중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하드웨어 역할을 하는 경기장 자체도 직관 흥행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신규 유입고객 대상으로 향후 경기장 방문을 위해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응답에서는 경기장 환경 개선이 1순위로 나타났다. 기존 고객 및 신규 고객 모두 지금의 경기장 환경이 나아져야 한다는 의견이고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 프로스포츠의 경기장이 관중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프를 제외한 우리나라 프로야구, 축구, 농구, 배구 65개 구단은 전국의 72개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는데 포항스틸러스가 연고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포항스틸야드를 제외한 71개 경기장이 모두 공공체육시설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있는 공공체육시설을 구단이 운영만 하거나 임대 형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을 활용하는데 제약이 많고 더 많은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팬친화적 경기장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


현재 프로경기에 활용되는 경기장 72개 중 직접 경기장을 관리 운영하는 구단은 K리그 5개 구단(인천유나이티드, 전남드래곤즈, 포항스틸러스, 서울 이랜드 FC, 경남FC)과 KBO리그 5개 구단(한화 이글스, kt 위즈, KIA 타이거즈, SSG 랜더스, NC 다이노스)으로 전체 구단의 약 15%에 불과하다.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하루 단위로 대관하여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구단들도 임대 형태로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 시설을 보수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지방자치단체와 경기장을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 등의 승인과 예산 확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팬의 규모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작은 탓도 있지만 공공중심의 경기장 소유와 관리운영 구조 때문에 소위 ‘꿈의 구장’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구조이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경기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위해 F&B 공간 확보, 다양한 형태의 관중석 설치, 선수들의 훈련지원을 설치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구단이 원하는 경기장을 지으면 될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프로스포츠에 활용되는 대형 경기장 건립에는 최소 수백억에서 수천억의 비용이 든다. 대부분 모기업 재정 지원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프로구단 운영구조에서는 모기업이 전용구장까지 짓는 것은 신세계의 청라돔과 같이 상업적으로 복합개발이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아니면 어렵다.


FC서울 홈 서울월드컵경기장. ⓒ 한국프로축구연맹

결국 우리나라 프로스포츠의 규모와 경기장 조성 및 운영 환경을 고려하면 프로스포츠에서 사용하는 공공체육시설은 신규시설의 경우 조성과정에서 구단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최대한 팬 친화적인 시설로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미 지어진 시설들의 경우 활용이 잘 될 수 있도록 관리운영의 자율성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이 요구된다.


이미 정부는 2016년 프로구단의 자생력 확보와 스포츠 산업 발전을 위해 스포츠산업진흥법을 개정했다. 개정 전에는 공유 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경기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5년 이내 관리위탁만 가능했으나 프로스포츠단 연고 경기장을 스포츠산업진흥 시설로 우선 지정하여 수의계약으로 대부·사용·수익할 수 있게 됐고, 최대 25년까지 사용·수익을 허가하거나 관리위탁 또는 대부할 수 있게 되었다.


스포츠산업진흥시설로 지정될 경우 시설 설치 및 보수에 대한 비용도 지방자치단체가 일부 지원할 수 있도록 개정했으나 아직까지 스포츠산업진흥시설로 지정된 시설은 2017년 지정된 아산의 이순신종합운동장 하나뿐이다. 프로스포츠시설은 최소 몇 천에서 몇 만 명이 이용하는 시설이니 만큼 산업적 영향력도 크지만 팬들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고, 관람하는 동안 경기 이외 다양한 먹거리, 놀거리가 제공 되어야 앞으로도 더 많은 팬들이 찾을 것이다. 선수를 위해서는 최상의 경기력이 발휘될 수 있는 지원 시설이, 팬들을 위해서는 쾌적하고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는 경기장이 더 많아져야 한다.


이제 지방자치단체는 프로구단이 사용하는 공공체육시설을 구단에 더 내어주고 정부도 국비 지원을 통해 프로스포츠 경기장이 제대로 정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프로야구 1000만 관중, 프로축구 300만 관중이 지속될 수 있다. 최고의 경기는 최고의 경기장에서 나온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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