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오피스텔 용도변경 성공
“집주인들 호가 올리는 중”…매매·임대 거래 활성화 기대
“실거주 수요 유입되면 정상 거래 가능…건물 특성상 감액 요인은 있어”
생활숙박시설(생숙)의 오피스텔로의 전환 문턱이 낮아지면서 숙박업 신고 의무화에 따른 재산권 침해 우려가 해소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애물단지로 취급받던 생숙이 미분양과 마피(마이너스프리미엄) 오명을 떨쳐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서울 강서구청 등에 따르면 마곡동에 위치한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생숙에서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5개동 지하 6층~지상 15층, 총 876실 규모로 들어선다. 시행사가 200억원 규모의 기부채납에 나서는 것을 전제로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가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한 사례는 약 1만실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준공이 완료된 생숙 12만8000여실 중 숙박업 신고도, 용도변경도 하지 못해 사각지대에 놓인 물량이 약 5만2000실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사 중인 생숙도 약 6만 실로 해당 물량도 준공 후 주거용도로 불법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주거용도로 분양받은 소유주들을 위해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이 가능하도록 복도 폭과 주차장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합법사용 지원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여기에 기부채납을 통한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전용출입구 설치 등 적용을 면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해당 지원방안 발표 후 오피스텔 전환을 추진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이 충남 아산 방배지구에 건설하는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은 용도변경을 위한 수분양자 동의서를 받는 절차를 준비 중이다.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은 1166실 규모인데 2022년 4월 분양 이후 계약률은 70% 수준이다. 현재 14실이 전용 120㎡를 초과해 바닥난방 설치가 불가능한데 이를 제외하고는 용도변경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 전체 수분양자를 대상으로 용도 및 설계변경 동의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준공 전 생숙의 경우 수분양자의 100%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분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완화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준공 후에는 통상 80%의 동의율만 채우면 용도변경 추진이 가능하다.
이처럼 소유주들에게 생숙을 주거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퇴로가 열리자 미분양이 해소되고 거래량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롯데캐슬 르웨스트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소유주들이 점차 호가를 높이고 있다. 마피 매물도 있지만 최근 무피부터 로열층, 뷰가 좋은 매물 등은 호가가 오르고 있다”며 “매매뿐 아니라 임대 매물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고 전세나 월세를 찾는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생숙 거래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오피스텔 용도변경이 반드시 전제가 돼야 하고 일부 감액 요인이 뒤따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차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건물 인근에 추가 주차장을 확보하는 것 등이 시장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통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었던 부분이 개선됐다. 용도변경만 된다면 실제 거주 목적의 수요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정상 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다만 생숙은 숙박을 목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지어진 곳들은 바닥난방 등 오피스텔 트렌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전용률 등도 다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감액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별개로 용도변경이 된다고 하더라도 최근 오피스텔 시장도 수익성 등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