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계열 CEO 발탁 첫 사례
은행·비은행 시너지 역할 기대감
전격 교체에 후속 인사도 '물갈이'
이환주 차기 KB국민은행장 내정자. ⓒKB금융그룹
KB국민은행을 이끌어 갈 새로운 수장으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가 깜짝 발탁됐다. 이재근 현 행장이 올해 초 불거진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를 생각보다 무난하게 수습하면서 연임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전격적인 교체가 이뤄지며 쇄신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특히 KB금융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중 행장으로 발탁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은행과 비(非)은행 사이의 시너지를 이끌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후속 인사의 폭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7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 대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국민은행이 은행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후보자에 대한 심층 인터뷰와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행장 선임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차기 국민은행장의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2년이다.
KB금융 대추위는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행장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 내·외부 후보 풀을 관리해 왔다. 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지난 9월부터 차기 후보 선정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롱리스트를 확정했다. 이후 직무 경험과 성과 창출, 조직관리 역량 등에 대한 검증 등 차기 행장에게 요구되는 핵심역량에 대한 자질과 잠재력을 종합 고려해 최종 후보자 1인을 추천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으로 출범한 KB라이프의 초대 수장을 맡아 왔다. 그 전에는 ▲국민은행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 ▲스타타워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 등 그룹 내 주요 핵심 직무를 거쳤다.
이번 국민은행장 인선은 기존 예상을 다소 벗어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금융권에서는 연초부터 홍콩 H지수 ELS에서 불거진 대규모 투자자 손실 사태 속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이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관련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했던 국민은행이 논란의 중심에 섰음에도, 특별한 잡음 없이 사고를 수습해 왔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가 가장 주목을 받는 지점은 이전까지 이어져 온 국민은행장 인선의 관례를 깼다는 점이다. KB금융 계열사 CEO가 행장이 된 최초의 인물이 됐다. 앞서 KB금융그룹의 수장이 된 양종희 회장 역시 KB손해보험 사장와 KB금융 부회장을 거쳤다는 점에서, 은행과 비은행 사이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포석에 둔 인사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KB금융 대추위는 "조직의 안정과 내실화를 지향함과 동시에 지주, 은행, 비은행 등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을 맡아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로 행장이 교체되면서 국민은행 경영진도 대거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행장을 보좌할 경영진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과감히 발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B금융 내 다른 계열사 사장단에도 연쇄적인 변화가 벌어질 전망이다. 이 내정자의 이동으로 공석이 예정된 KB라이프를 비롯해 KB증권과 KB국민카드 등 주요 계열사들의 차기 CEO 인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내정자의 추후 과제는 역시 실적 개선이다. 홍콩 H지수 ELS 사태 영향으로 국민은행의 성장에는 다소 제동이 걸린 실정이다. 국민은행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은 2조61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줄었다. 그래도 홍콩 H지수 ELS 배상 과정에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38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2%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게 완화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 축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은행의 핵심사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경영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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