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계열사 간접출자’ 지주회사 증가…우회 출자 규제 회피 우려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4.12.05 14:09  수정 2024.12.05 14:09

지주회사 소유출자 현황·수익구조 분석

SK·원익·LX 국외계열사 통해 우회출자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비교적 소유구조가 투명한 지주회사 체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이 증가하고 있으나 국외 계열사를 통한 간접 출자 사례가 늘면서 우회 출자하는 ‘꼼수’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대표지주회사 매출액 가운데 배당수익 비중이 지난 2018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기면서 불투명한 수익원은 다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 88곳 중 지주사 체제 전환 43곳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2024년 지주회사 소유출자 현황 및 수익구조 분석’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88곳) 중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곳이 43곳이다.


이는 첫 조사인 2018년 22개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지주회사 체제는 지주회사가 수직적 출자를 통해 나머지 계열사 전반을 자·손자·증손회사로 지배하는 소유구조다.


구조가 단순·투명해 경영을 감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사업 부문 간 위험 전이를 방지할 수 있어 권장되는 제도다.


공정위가 이같은 지주회사 중 총수가 없는 포스코·농협을 제외한 41개를 분석한 결과, 전환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에 대한 평균지분율은 총수 24.7%, 총수일가 47.7%로 전년보다 각각 1.5%p(포인트), 1.1%p 소폭 증가했다.


이는 지주회사가 아닌 일반 대기업집단의 총수·총수일가의 평균지분율(22.4%, 40.2%)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출자구조를 보면 올해 지주회사의 평균 출자단계는 3.4단계로, 일반 대기업집단 평균(4.4단계)보다 낮았다.


공정위는 수평형·방사형·순환형 출자 등을 제한한 결과로, 지주회사가 비교적 단순·투명한 출자구조를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외계열사 거친 간접출자 32건으로 늘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

다만 제한 규정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 국외 계열사나 지주체제 외 계열사로 인해 출자구조가 여전히 복잡한 사례도 나타났다.


특히 지주회사가 국외계열사를 거쳐 국내계열사로 간접 출자한 사례는 전년(25건)보다 늘어난 32건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출자 형태가 보인 집단은 롯데(16개), SK(9개), LX·동원·원익(각 3개), 코오롱(2개), LG·GS·한진·LS·두산·OCI·에코프로·한국앤컴퍼니그룹·동국제강·DN·하이트진로(각 1개) 순 등이었다.


이는 규제를 우회해 부당한 내부거래나 사익편취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


공정위는 행위 제한 위반은 아니지만, 우회 출자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 대기업집단 중 368개 회사는 총수일가 등이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28개(62%)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 해당했다.


228개 중 지주회사의 지분을 가진 회사는 25개였다. 총수 일가가 체제 외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를 통해 지주회사에 간접적으로 출자했다는 의미다.


지주회사의 국내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6%로, 총수가 있는 일반 대기업집단(12.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내 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증가한 집단은 셀트리온(22.03%p), 부영(4.39%p), 반도홀딩스(3.20%p) 순 등이었다.


반면 많이 감소한 집단은 HDC(-3.05%p), HD현대(-2.48%p), 삼양(-2.04%p) 순이었다.

배당수익 50% 처음 넘어섰지만…간판값 상위 5개 집단 수익 1조 육박

전환집단 대표지주회사의 매출액 중 배당수익 비중은 평균 50.2%였다.


이는 공정위가 2018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이다.


배당외수익의 대표적 유형은 상표권 사용료(1조3806억원), 부동산 임대료(2182억원), 경영관리 및 자문수수료(1669억원)로 나타났다.


통상 대표지주회사는 특별한 사업을 하지 않는 대신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므로 배당금이 주요 수입원이다.


그동안 산정 기준이 불투명한 상표권 사용료(이른바 간판값), 자문수수료 등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부당한 거래 우려가 제기됐는데, 일정 부분 개선됐다는 의미다.


배당수익의 비중이 높았던 집단은 농심(100%), 태영(99%). OCI(94.9%), 에코프로(85.8%), 하이트진로(85.0%) 등이었다.


간판값 상위 5개 집단의 총액은 올해 99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3억원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LG(3545억원), SK(3183억원), CJ(1260억원), GS(1052억원), 롯데(885억원) 순이었다.


간판값이 전년 대비 많이 증가한 집단은 SK(440억원), LX(294억원), HD현대(285억원), 롯데(70억원), LS(55억원) 순이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소유출자 및 수익구조 현황 등을 지속 분석·공개함으로써 시장참여자의 감시를 용이하게 하고 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주회사 제도를 이용하여 편법적 지배력 확대, 지주체제 집단에서의 부당 내부거래 및 사익편취 행위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법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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