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유동성·자본비율 등 매일 비상 점검…계엄·탄핵 파장 '촉각'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4.12.08 09:16  수정 2024.12.08 09:16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여당인 국민의힘 대다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경제 상황을 둘러싼 불안이 고조되면서 금융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상 조직을 가동하며 유동성과 자본비율 등을 둘러싼 영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들은 최근 지주사의 지휘 아래 비상 점검 체계를 가동한 상태다. 시장 변동성 확대로 유동성과 자본비율 관리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에 나섰다.


가장 당면한 문제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1410원부터 1430원을 오르내리며 널뛰기 장세를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에는 1440원대까지 치솟았다.


원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은행은 외화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또 외화 표시 자산이나 해외 출자금 가운데 신용 위험가중자산 등이 늘면서, 금융그룹 전체의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보험사는 정부와 한은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이 걱정거리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아래서 금리 하락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시장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무제한 유동성 공급의 시기를 조율 중이다. 금융당국은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와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다. 다만 구체적인 투입 시기 등은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할 방침이다.


정국 불안이 길어져 대외 신인도까지 훼손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 위기는 더 심각해질 공산이 크다. 금융사들은 해외 금융기관에서도 필요한 자금을 차입하는데, 신인도가 악화하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다시 다른 대출로 갚는 차환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이런 경우 금융사는 결국 자기 돈으로 상환에 나서야 하는데,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곳은 최악의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아직 심각한 수준의 대외 신인도 하락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킴엥 탄 전무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나이스신용평가와의 공동 개최 세미나에서 "비상계엄이 몇 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물론 이는 투자자들에게 뜻밖의 일이고 향후 투자자 결정에 부정적 여파를 미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한국의 현 신용등급을 바꿀 사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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