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환율, 추락한 주식…흑화(黑化)한 한국경제 ‘뉴노멀’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4.12.10 15:33  수정 2024.12.10 18:57

원·달러 환율 1400원대 고착화

경기 침체에 계엄 사태 겹쳐

탄핵 정국 등 정치 불안 장기화에

투자자들 한국경제 불신 커져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의 폐기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30원대를 돌파한 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400원대 원·달러 환율과 2400대 코스피 지수까지 한국경제가 나쁜 방향으로 ‘뉴노멀(새 기준)’을 만들고 있다. 이미 장기화한 내수 침체에 반도체 수출 부진, 차기 트럼프 정부 출범에 이어 최근 터진 비상계엄 사태까지 경제 악재가 연속 작용한 탓이다.


10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비상계엄 직전인 2일 1406원을 찍은 환율은 이후 지속 상승세를 보이며 현재 10일 15시 현재 1427원을 기록 중이다.


올해 강달러 상황으로 원화 약세 상황이 1년 내내 이어졌다. 그럼에도 일(日) 마감 기준 1400원대를 넘어서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일주일 동안 1400대를 훌쩍 넘어 장중 1440원대를 찍으며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24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도 640선이 붕괴했다. 시장에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 국면 등 정치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코스피는 23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황에 따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나빠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2300선이 무너지면 단기 급락(언더 슈팅)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10일 15시 기준 코스피는 2418을 기록 중이다. 전날(9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대한 반대매수 효과 등으로 소폭 상승했다.


코스피는 현재 기관들이 추락을 막아내고 있다. 개인은 물론 외국인들이 순매도하는 물량을 기관에서 순매수하며 버티는 형국이다.


9일에 개인이 코스피 기준 8898억원을 순매도할 때 기관은 6907억원을 사들였다. 10일에도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114억원, 1527억원 순매도할 때, 기관에서는 4543억원 순매수하면서 반등을 이끌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이 마무리 된 뒤 일부 시민이 남아 국회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악화하는 환율과 주식시장이 한국경제의 저성장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고 2026년에는 성장률 전망치를 1.8%까지 낮춰 잡았다. 이는 한은이 추산한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경제가 저성장·고환율이란 뉴노멀 상황에 처하자 기획재정부는 당장 4300억원 규모 긴급 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며 “증시안정펀드 등 기타 시장안전조치도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정 혼란 상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터라 기재부 대응이 장기적인 대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란 점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환율은 한때 1450원까지 올라갔지만 빠르게 안정감을 찾고 코스피, 코스닥도 정리가 되는 그런 분위기”라면서도 “주말 동안 탄핵 관련 투표 불성립이 되고 한덕수-한동훈 동맹이 만들어지면서 상당히 불안정성을 우리 한국경제에 가져왔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집권여당이 한국 경제를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설명되지 않는 불확실성”이라며 “현재 환율이 1430원 근처에 머물며 1400원대 중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우 교수는 “이러한 고환율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한국경제가 안정감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정부가 시장 개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축차적(시간차를 둔) 투입 전략은 오히려 자원을 소진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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