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흔들린 은행주…불확실성 해소에 반등 ‘주목’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12.17 07:00  수정 2024.12.17 07:00

高환율·금리인하에 주주환원 차질 우려↑

세제 혜택 불발에 밸류업 모멘텀도 악화

내년 주주환원 40% 시대…외인 수급 관건

시민들이 서울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 ATM기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비상계엄 여파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은행주가 반등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정부분 해소된 가운데 내년에 환율 안정과 더불어 밸류업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믿음이 회복된다면 주가도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KRX300 금융’ 지수는 전 거래일(13일) 대비 14.18포인트(1.30%) 하락한 1072.8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계엄 사태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일 종가(1201.10)와 비교하면 128.26포인트(10.8%) 급락했다. 이는 전체 국내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이다.


개별 종목들도 연일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6일 하나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800원(1.34%) 내린 5만8900원에 마감했다. 지난 3일(6만7300원) 대비로는 12.5% 하락한 수준이다. 이 외에 KB금융(-16.4%), JB금융지주(-14.6%), 신한지주(-12.23%), 기업은행(-3.7%)등도 크게 떨어졌다.


최근 비상계엄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외환 운용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동시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로 인하하는 등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금융지주는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보통주로 조달 가능한 자본을 계산한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기준으로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환율이 오를 경우 위험가중자산으로 분류되는 외화 대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CET1이 하락하게 된다.


기준금리가 내리는 경우에도 은행들의 예대마진 축소로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하며 배당의 재원인 이익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행보는 환율과 금리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며 “특히 금리는 2% 중후반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원·달러 환율이 1440원 목전까지 상승한 것이 컸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시한 밸류업 프로그램 세제 혜택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내용이 삭제된 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된 점도 은행주의 주가를 지지했던 밸류업 프로그램 모멘텀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인하의 경우 이미 예상한 문제인 데다가 대부분의 은행주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만큼 내년부터 주주환원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할 경우 점진적으로 주가가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그룹, BNK금융그룹, J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카카오뱅크 등은 밸류업 공시를 통해 향후 3년 내로 주주환원율을 단계적으로 50%까지 올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과거에 단 한 번도 주주환원율이 30%대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며 “내년 일부 은행들이 주주환원율 40%대를 기록한다면 이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시작했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 변화를 주목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급변하는 국내 정치 속성을 잘 모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 적격 국가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가능성 높다는 설명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불안과는 별개로 내년 하반기 신정부 출범 가능성에 따른 정부 지출 확대, 빠른 정치 회복 탄력성, 자본 시장 안정화 등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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