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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낮은 성장률에 GNI도 '삐걱'…탄핵에 관세전쟁까지 '설상가상'


입력 2025.03.05 16:03 수정 2025.03.05 17:55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지난해 4분기 0.1% 성장에 머물러

1인당 국민총소득도 기대에 못미쳐

대내외 불안정성에 체감 경기 '침울'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에 그쳤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 증가액도 400달러 수준에 그쳤다. 숫자는 분명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더 빡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실질 GDP는 0.1% 성장했다. 지난 1월 공개한 속보치와 차이가 있을지가 관건이었지만 차이는 없었다. 지난해 1년 동안 GDP는 2.0%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지표가 추가 반영되면서 4분기 부문별 성장률은 수정됐다. 수출과 정부소비, 수입은 속보치보다 각각 0.5%포인트(p), 0.2%(p), 0.2%(p) 높아졌다. 반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1.3%p, 0.4%p 하향 조정됐다.


이번 발표에서는 지난해 낮은 성장률을 발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이 얼마나 늘었는지도 관심사였다. 지난해 1인당 GNI는 전년보다 430달러 증가에 그쳐 3만6624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인당 GNI가 4만 달러를 돌파하는 시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여전히 3만 달러 선에서 갇힌 모습이다. 지난 2014년 3만798달러를 기록하면서 1인당 GNI 3만 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10년간 크게 성장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우리나라에게 높은 벽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원인으로는 고환율이 꼽힌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고, 대외적 상황도 여의치 않아 여전히 환율이 불안정한 모습이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의 상대적 가치가 떨어지자 달러 기준 국민소득 증가를 억제했다.


다만 국민소득 감소는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이번 고환율에는 상당부분 강달러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소득 감소 추이는 전세계적으로 관측돼, 1인당 국민소득 순위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은 6위로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일본은 엔화의 기록적인 약세로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우리나라보다 고환율에 따른 소득 감소 규모가 컸다. 한은이 대만 통계청 자료로 분석한 결과 일본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4500달러 수준으로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특히 일본은 달러 강세 영향을 받아 엔화 가치가 7.4% 절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0.2% 성장 예상에…"통계 작성 이래 처음"


문제는 올해 역시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 25일 한은 조사국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 1분기 성장률을 0.2%로 전망했고, ▲2분기 0.8% ▲3분기 0.7% ▲4분기 0.5%로 제시했다. 올 1분기 성장률이 0.2%가 되면 196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4분기 연속 0.2% 이하를 밑돌게 된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 "최근의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나 1~2월 통관수출 자료 등을 보면 전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원인은 내수 부진이다. 경기 침체가 심해지자 소비가 위축됐다. 향후 경제 성장을 견인할 건설업의 부진도 지속되면서 성장을 막았다. 건설업은 고용 창출력이 높아, 침체가 길어질 경우 내수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현재의 경제 성장 구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산업에 의존하며 구조적으로 단편화 돼 있다. 실제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6838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더해지자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 990억 달러보다 적은 75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 수출의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1분기 현재 소비 심리가 미약하나마 개선되면서 내수 경기가 반등의 모멘텀을 모색하는 가운데, 수출 경기는 하강 국면에 진입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한국 경제는 수출 엔진의 성장 견인력 급감을 내수 엔진의 출력 강화로 보완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내수 활성화, 상반기 재정 집행 등과 더불어 다방면으로 성장을 위한 노력이 없으면 침체를 끊어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새로운 산업을 성장시키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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