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왜 '파과'에 주저하지 않았나 [D:인터뷰]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5.06 08:41  수정 2025.05.06 08:41

배우 김성철이 불꽃같은 에너지를 지닌 킬러로 변신했다. '60대 여성 킬러'라는 다소 낯선 소재의 영화이니 만큼 주저했을 법도 한데, 그는 의외로 촬영 2회차 만에 확신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NEW, 수필름

30일 개봉한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년 간 활동 중인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강렬한 대결을 담은 액션 드라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혜영 선생님의 상대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신선한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혜영 선생님을 존경해서도 있지만, 60대와 30대 킬러가 만난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었다. 거기다 혜영 선생님이 조각을 하시니, 꼭 '수학의 정석'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선생님이 조각으로 분한 모습을 봤는데, 그 모습 자체가 세상에 나오면 좋을 것 같더라. 어떻게 보면 좋은 시발점이 될 것 같았다. 그만큼 촬영 1~2회 차를 옆에서 봤는데 '이 영화 느낌 좋다'고 생각했다. 너무 좋은 프로젝트라, 이건 더 잘됐음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인물 소개처럼, 투우는 미스터리한 킬러로, 조각과 함께한 10일을 제외하곤 그의 생애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전해지지 않았다. 김성철은 이 부분이 오히려 자유롭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사실 소설 안에는 투우라는 인물이 자세히 그려져 있진 않다. 그래서 제 나름의 해석과 제 상상 속에 있는 것과 시나리오에 적힌 것들을 섞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투우가 조각과 대면했을 때 어떤 감정을 보일지에 대해 고민했는데, 투우는 거짓말로 접근했을 것 같다는 답을 내렸다. 그의 치기 어린 행동이 모두 '날 좀 알아봐줘'를 베이스로 한 것이라고. 관객이 '쟤 진짜 왜 저래?'라고 느끼게끔 하고 싶었다."


ⓒNEW, 수필름

그의 의도대로, 영화 속 투우의 분노와 결핍은 거친 액션 신으로 이어졌다. 평소 액션 연기에 자신을 보였던 그 또한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돌아봤다.


"저는 신체 동작 자체가 남들보다 빠른 편인데, 이혜영 선생님은 액션과 거리가 가까우시지 않으니 템포를 맞추는 게 힘들었다. 우리는 안되는 걸 되게 했다. 액션은 원래 힘든데, 혜영 선생님은 조각을 하시며 식사도 거르신 적도 많았다. 특히 마지막 액션 신은 일주일 정도 찍었는데, 3회차부터는 액션 합보다는 감정에 더 초점을 맞추자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앞으로 제가 배우를 하면서 꽤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은 날들이었다."


액션 연기 뿐일까.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김성철이 직접 부른 OST '조각'이 흘러나온다.


"OST는 감독님께서 찍을 때부터 생각을 하셨다고 했는데, 저한테는 제작보고회 일주일 전에 말씀하셨다. OST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길래, 안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크레딧에 들어간다고 하시니 그럼 괜찮겠다 싶었다. 노래는 좋았지만 부르기 힘들 것 같아 겁이 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냥 믿음으로 갔다. 녹음도 2시간 만에 끝났던 것 같다."


ⓒNEW, 수필름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과 '지옥 시즌2', '댓글부대'와 '파과'까지. 김성철은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강렬한 캐릭터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지옥'과 '노 웨이 아웃', '파과' 모두 1년 사이에 찍은 작품들이다. 지금 이 시기에 내가 만날 수 있는 이 캐릭터들을 이 템포로 가져갈 수 있으면 꽤 괜찮은 캐릭터들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가을 했다. 또 이런 캐릭터는 결핍이 세서 연기할 때 재밌다. 표현할 수 있는 에너지값 자체가 되게 높다. 그래서 저의 들끓는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이젠 할 만큼 한 것 같다. 선하고 러블리한 것들을 할 수 있는지 찾아보려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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