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독재에 맞서 싸우자”…中 교수 2명, ‘공개 성명’ 내놔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5.02 17:25  수정 2025.05.02 17:25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현직 대학 교수 두 명의 실명 공개 서한. 린잉(왼쪽) 교수와 한솽옌 교수의 직책과 신분증 번호, 학교 직인 등 인적 사항이 기재돼 있다. ⓒ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중국의 여교수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독재에 맞설 것을 주장하는 공개 성명을 내놓아 파문이 일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있는 화난이공대학의 린잉(63)과 한솽옌(49) 교수는 지난달 29일 ‘작을 불씨가 들판을 태울 수 있다’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 인민과 특히 대학생들에게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을 호소했다. 두 교수는 시 주석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일당 독재 종식과 민주 선거 ▲언론 자유 회복과 보장 ▲민생 개선과 공정 사회 구현 ▲법치주의와 인권 보호 4가지를 요구했다.


공동 성명의 진위는 확인할 수 없지만, 문서의 마지막 부분에 린 교수와 한 교수의 얼굴 사진과 서명, 직함, 신분증 번호가 적혀 있다. 또 둥근 붉은 원 안에 오각형 붉은 별 무늬가 있는 화난이공대학의 인장도 찍혀 있다.


린 교수는 생물과학 및 공학대학 학장이자 광둥성 발효 및 효소 공학연구소 소장이다. 한 교수는 같은 대학 부학장이다. 린 교수는 공개서한에서 자신을 중국 공산당원이자 14억 중국인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며 “이 광활한 땅에서 우리는 중국 사회의 침몰과 억압을 목격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시 주석이 잘못한 점으로 2018년 헌법 개정으로 주석직 3 연임 제한을 없애 당의 권력 아래 인민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중국 지도자는 제국주의 체제와 마찬가지로 영구적인 존재가 될 것이고, 국민의 자유와 사회의 개방성, 정치적 다양성은 영원히 억압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을 거론하며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라며 “오늘날 중국의 교육시스템과 사회 환경은 젊은 세대가 이 역사적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톈안먼 민주화운동을 언급하는 모든 콘텐츠는 삭제된다”고 지적했다.


반대 의견이 묵살되고 이에 침묵하는 대학생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이들은 “2020년 난징대 리하이펑 교수가 중국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것은 전형적인 사례다. 이는 드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생 여러분의 생각과 행동이 이 나라가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두 교수는 학술 활동에서도 정치 개혁이나 민주화에 대한 논의는 정부의 박해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개혁 및 민주화 관련 단체와 참가자들이 처벌받거나 심지어 추방된다고 언급했다. 두 교수는 “학생과 교수 모두 공산당 권력의 압박 속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약해지거나 아예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개 서한 말미에 “당신의 목소리는 미약할지라도 모든 사람이 일어선다면 사회 전체에 변화의 불을 지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유를 위해, 독재에 대항하여 나라를 위해 일어나 싸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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