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밭, 3년째 감소세…기후·재해·인건비 삼중고에 생산기반 ‘경고등’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05.07 15:00  수정 2025.05.07 15:00

사과 재배면적 3만2758ha, 평년보다 3.1% 감소

배 2010년 1만 6239ha서 2024년 9000ha 줄어

사과. ⓒ뉴시스

올해 사과 재배면적이 영남권 산불 피해 영향 등으로 전년보다 1.7%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5년까지 재배면적이 줄어들면,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게 된다.


사과·배 등 과실류 재배면적이 기후·재해·인건비 삼중고로 인해 줄어들면서, 생산기반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7일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5월호에 따르면,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산불 등 영향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한 3만 2758ha로 추정된다. 이는 평년(3만 3820ha) 대비 3.1% 줄어든 규모다.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 피해 집계 결과, 영남권 산불 피해로 인한 사과 재식재가 필요한 면적은 472ha다. 이는 2024년 사과 재배면적 1.4%에 해당한다.


올해 사과 재배면적까지 줄면 3년 연속 재배지가 감소하는 결과가 된다. 2022년 사과 재배면적은 3만 4603ha다. 2023년 사과 재배면적은 3만 3911ha로 전년보다 692ha(2.0%) 감소했다.


통계청은 2023년 사과 재배면적이 농촌 고령화에 따른 노후 과수 폐원 등 영향으로 줄어든 것으로 봤다. 2024년은 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이 사과 재배면적은 2034년까지 연평균 0.8%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농경연이 발표한 농업전망 2025에 따르면 사과 재배면적은 성목면적이 쪼그라들어 2025년 3만 3100ha에서 2034년 3만 800ha로 연평균 0.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목면적은 품종 갱신, 고령화에 따른 폐원 등으로 2034년 2만 2100ha 내외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유목면적은 노목 및 품종 갱신, 신규 식재 등으로 2029년까지 1만ha까지 증가 후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과 생산량도 재배면적 축소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2025년 사과 생산량은 단수가 늘어 전년 대비 4.3% 증가한 48만t으로 예상되나 기상 요인으로 인한 생육 상황 등 불확실성이 존재해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후 사과 생산량은 재배면적이 줄면서 2034년에는 45만 5000t 내외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 재배면적도 도시화, 농가 고령화, 소득 감소 등으로 2010년 1만 6239ha에서 2020년 9091ha로 연평균 5.6% 감소했다. 재배면적 감소에 따라 2010년 30만 8000t이었던 생산량은 2024년 17만 8000t으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배 재배면적은 2025년 9200ha에서 2034년 8500ha로 연평균 1.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성목면적은 도시화, 고령화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면적 감소가 생산량에 직격탄을 주는 건 아니지만 고령화와 기후 위기 등 리스크와 겹치면 시장 불안정성과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


묘목을 심은 뒤 상품으로 수확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한 번 줄어든 재배면적은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2023년 ‘금사과’ 사태처럼 이상 기후, 병해충 증가 등 기후 리스크까지 발생하면 사과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과와 배 재배면적은 매년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수 생산량은 재배면적보다는 기상여건, 병해충 등 생육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2019년 당시 사과 재배면적은 올해 전망치와 비슷한데, 이때 생산량은 전년보다 12.6% 많았다”며 “재배면적이 줄었다고 생산량까지 타격을 줄 것이라고 속단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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