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저평가라는데…삼성전자 지금 사야 하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5.08 05:03  수정 2025.05.08 09:08

지난 연말 이후 5만원대 박스권 못 벗어나는 주가

PBR 0.9로 평균 1.4 밑도는 저평가 국면…저점 매수 의견 중론

D램 시장 회복세에도 HBM 성장 둔화 우려…향후 실적 신중론 만만치 않아

"2분기 지나봐야 주가 향배 가늠할 수 있을 것"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된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역대급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매수 여부를 놓고서는 다양한 관측들이 엇갈리고 있다. 저점 매수를 고려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중론을 이루고 있지만 향후 실적을 현시점에서 장담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2분기는 지나 봐야 주가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55% 오른 5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6만원대를 잠시 회복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연말 이후 5만원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등 국면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가운데 최근 증권가에선 0.9 수준에 머물러 있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근거로 '저점 매수를 고려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평균 PBR이 1.4 수준인 만큼, 확실한 저평가 국면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30일을 전후해선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증권가 리포트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1분기를 저점으로 메모리 영업이익은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주가는 실적 부진 및 D램 부진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D램 시장에선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성장 둔화와 스마트폰·노트북 등 최종 소비재 수요 관련 불확실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PBR 0.9라는 저평가 꼬리표 끝에는 결국 뒤처진 경쟁력과 저성과가 매달려 있는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하반기부터 내년까지의 이익 궤적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HBM 성장 둔화에 우려를 표하며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낮춘 바 있기도 하다.


JP모건은 "올 1분기 HBM 매출은 당사 추정치(전 분기 대비 62%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며 "5세대 HBM 제품인 HBM3E 12단의 인증 절차 관련 잡음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영진은 생산 속도에 점점 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결국 미국발 관세 변수를 포함한 전반적인 업황과 5세대 HBM 제품의 승인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2분기가 지나 봐야 주가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업황, 파운드리 가동률 회복 여부, HBM 승인 이후 매출 확대 여부가 관건"이라며 "현재 주가가 저평가 구간은 확실하지만 당장 주가를 견인할 만한 모멘텀은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유약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사업은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인 뒤, 2026년에는 HBM3E 12단과 HBM4의 판매량 증가를 통해 시장 경쟁력 회복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면서도 "이에 대한 성패 여부는 2분기 중에 판단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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