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 듯…러 전승절 열병식에 나란히 앉은 시진핑·푸틴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5.09 20:41  수정 2025.05.09 20:41

9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세번째)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왼쪽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중국 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처

시l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서 나란히 앉아 강한 친밀감을 표현했다. 전날 중·러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강화를 선언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중·러 밀착’을 과시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에 참석했다. 시 주석의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참여는 10년 만이다. 러시아는 소련이 엄청난 희생을 치르며 나치 독일에 승리했다고 자부하며 제2차 세계대전을 '대조국전쟁'이라고 부르고, 해마다 5월9일을 전승절 국경일로 기념한다.


열병식 시작 직전 푸틴 대통령과 함께 단상에 오르며 양국의 우애를 과시한 시 주석은 단상 한가운데 푸틴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았다. 열병식이 진행되는 동안 두 정상이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진실과 정의는 우리의 편”이라며 “온 나라와 모든 국민이 '특별군사작전'에 참전한 이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차대전 승리에 대해 “우호적인 중국인들을 비롯해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싸운 모든 이들의 투쟁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크렘링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새 시대에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작용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7시간 30분 동안 연쇄 회담을 갖고 20여 건의 양자 문서에 서명하며 연대를 두텁게 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동지”라고 불렀고, 푸틴 대통령 역시 “친애하는 동지”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얼굴을 마주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열병식에선 러시아 육군 총사령관 올레그 살류코프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 장관의 사열을 받으며 병력 1만 1000명을 이끌고 붉은광장을 행진했다. 전차와 장갑차, 미사일, 방공시스템 등 러시아의 최신 무기들도 잇따라 선보였다.


열병식에는 가장 많은 군인을 보낸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벨라루스, 이집트, 라오스, 몽골, 미얀마, 우즈베키스탄 등 13국이 군을 보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북한은 열병식에 군부대를 올리지 않았지만, 북한군 일부가 이날 관중석 앞줄에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측에서는 신홍철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가 대표로 참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불참에 대해서는 그가 다자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전례가 없고, 북·러 양자 회담이 별도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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