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함께 경쟁 심화 등으로 보험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국내 손해보험사의 실질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25일 '2024년 손해보험산업 주요 현황 및 이슈' 보고서를 통해 "단기보험의 손해율 상승과 함께 장기보험 계약서비스마진(CSM) 성장 정체 및 예실차 손실 확대 등으로 보험영업의 실질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초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된 반면, 자동차 정비 수가는 2.7% 인상되는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장기손해보험의 경우 경쟁 심화 등으로 보험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금리 하락 등으로 신계약 CSM 배수가 하락해 신계약 CSM 증가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사업비 지출 증가 및 실손의료보험 등 일부 종목의 높은 손해율은 보험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손보산업의 합산비율은 손해율 및 사업비 증가 등으로 상승했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것을 뜻한다.
장기손해보험은 지급심사 강화, 질병담보 위험률 조정 등으로 인한 손해율 개선에도 불구하고 사업비가 증가하면서 합산비율이 전년 대비 2%포인트(p) 상승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사고율 상승, 건당 손해액 증가, 대당 경과보험료 감소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해 합산비율이 같은 기간 대비 3%p, 일반손해보험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모두 증가하면서 합산비율이 같은 기간 1%p 올랐다.
손보산업은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이후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장기인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했다.
장기손해보험의 계속보험료 유입으로 원수보험료 규모는 지속 성장하고 있고, 2024년도 전년 대비 4% 증가한 105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손보사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8조5000억원으로 투자손익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보험손익은 같은 기간 1% 감소한 8조2000억원으로 장기보험에서 기대한 총이익 중 2024년도의 이익으로 인식한 금액은 증가했으나, 실제 손해액이 예상치를 초과해 예실차 손실이 확대됐고 자동차보험과 일반손해보험의 보험손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 CSM 잔액은 전년 말 대비 0.3% 감소한 65조9000억원이며, 보험계약부채 내 CSM 비중은 28%이다. 기말 CSM은 IFRS17 시행 이후 꾸준히 증가했으나 지난해 4분기 감독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등으로 전분기 대비 3조1000억원 줄어들었다.
신계약의 질적인 기대이익인 단위마진을 의미하는 신계약 CSM 배수는 2024년 4분기 14.0배로 2023년 4분기(14.9배)에 비해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등 전반적으로 전년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손보사의 지난해 말 경과조치 적용 전 지급여력비율은 203%로 전년 말 대비 19%p 하락했다. 지급여력비율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및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인한 가용자본 감소와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로 인한 요구자본 증가 등이 꼽힌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및 보험 판매수수료 체계 개편 등 '보험개혁회의'에서 제시한 주요 제도 개선에 대한 후속 조치가 손해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매물과 더불어 디지털 보험회사 등과 관련해 보험사 인수 및 합병 논의가 지속되고, 부실 보험회사 정리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에 대한 의무준수기준 도입, 보험부채 가정관리 체계화, 재무정보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등이 손해보험산업의 위험관리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규제 개선과 함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수수료 체계의 변경과 정보공개 강화 등 수수료 규제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 이해상충 문제를 조정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서비스의 질 하락, 소비자의 가격 중심 의사결정, 보험상품의 수요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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