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승부수…현대건설, 압구정 수주전에 총력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5.30 06:00  수정 2025.05.30 11:16

총 2.4조 대형 사업…한남4구역 설욕전

사활 건 2구역 승리 후 3구역까지 노려

강남 부촌 상징성 및 50년 터줏대감 수성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건설 본사 사옥.ⓒ 뉴시스

현대건설이 올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인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인다. 총 사업비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압구정 2구역 시공권을 먼저 확보하고 3구역까지 노리며 50년 전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시공한 ‘압구정 터줏대감’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목표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과 빅매치가 예고된 압구정 2구역에 이어 3구역까지 하반기 대형 재건축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다. 상반기 3조원에 육박하는 수주 성과로 정비사업에 탄력이 붙자 하반기 최대 격전지에 화력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재건축 끝판왕’으로 불리는 압구정 2구역 프로젝트는 압구정 2구역은 신현대파아트 9·11·12차 단지 1900여 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2500여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강남 부촌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입지와 함께, 압구정 재건축 추진 단지 6개 구역 중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2구역 조합은 내달 중순경 입찰 공고를 내고 9월 중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러한 전략적 판단은 향후 정비사업 수주전의 분수령이 될 압구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려는 경영진의 강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압구정 전초전으로 평가받았던 한남4구역에서 삼성물산에게 패배한 쓰라린 아픔을 씻겠다는 목표다.


앞서 올 초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에서 삼성물산과 출혈 경쟁 끝에 고배를 마셨다. 업계 1·2위 건설사의 피할 수 없는 승부가 예고된 압구정 2구역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배경에 깔려있다.


3구역 입찰 참여까지 검토하고 있는 현대건설로썬 첫 타자인 2구역 시공권을 반드시 따내는 것이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압구정 3구역은 현대 1~7·10·13·14차가 속한 단지로 압구정 지구 내에서 ‘최대어’로 꼽힌다. 사업 규모는 최고 70층, 5175가구 단지로 2구역을 압도한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 압구정 재건축영업팀을 꾸리고 ‘정통 계승자’라는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 ‘압구정 현대’ 한글·한자 상표를 출원했다. 이를 위해 대형 법무법인과도 손잡았다. 삼성물산도 이달 1일 아파트 맞은편에 조합원들을 위한 홍보관을 오픈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앞서 정비사업팀 1군을 강남사업소로 집결시키는 등 본격 수주전에 돌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압구정 2구역은 내달 입찰 공고를 앞두고 이미 삼성물산과 치열한 홍보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앞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서라도 수주에 전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올해 선별 수주 전략 강화로 그동안 정비사업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개포주공 6·7단지를 품에 안으며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개포주공 6·7단지 수주 이전 1조원대 중반이었던 총 수주 규모도 2조9419억원까지 늘어나며 3조원에 육박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 누적수주액 6조원을 돌파(6조613억원)하며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올해 7년 연속 1위 달성을 위해 하반기에는 주택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이한우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압구정 수주를 필두로 한 공격적 수주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 2구역은 현대건설의 자존심과 헤리티지가 걸려 있어 가장 포커스를 두고 있는 곳”이라며 “이 밖에 다른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들도 수주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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