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D램·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폭 커
'반도체 풍향계' 마이크론, 호실적 예고
삼성·SK하닉, 영업익 전망치 웃돌 듯
우호적 환경 지속...하반기 기대감도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구형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이 지속된 영향이다.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역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올 1분기 구형 D램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 타이트해진 수급에 의해 제품 가격 상승이 뒤따랐다.
실제로 올해 2분기 DDR4 평균 가격은 20% 넘게 상승했고,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도 전분기 대비 3~8% 올랐다.
오는 26일(한국시간)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은 이같은 가격 상승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선 마이크론이 이번 분기 88억 달러(약 11조9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한다. 이는 증권가의 평균 전망치인 85억 달러(약 11조5800억원)를 넘어선 수치다.
메모리 업체 중 가장 앞서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 상승에 더해 고대역폭메모리(HBM) 호조로 호실적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8조7725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역대 영업이익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8조820억원)를 뛰어넘는 수치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영업이익은 다소 주춤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재 증권가가 전망하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원 초반대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이익이 컨벤셔널 디램 가격의 전반적 상승으로 전 분기 1조1000억 원에서 2분기 2조2000억 원으로 개선되겠지만, 환율 하락에 따른 부정적 효과와 파운드리 적자 개선 지연 등 악재로 이익 개선이 제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조4500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표지만, 직전 분기 영업이익(1조1000억원)보다는 개선된 수치다.
양사의 실적은 하반기로 갈 수록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주도권을 쥔 HBM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삼성전자는 상반기 바닥을 다진 뒤 하반기 이익 개선을 실현할 수 있단 평가다.
삼성전자는 최근 AMD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AMD에 납품하는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제품인 만큼, 향후 엔비디아 공급을 가시화 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 연말 양산을 목표로 하는 HBM4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양산이 시작되는 HBM4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미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공급했으며, 수요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캐파(생산능력)도 늘리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과 중동 분쟁 등으로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중국의 물량 공세 등이 더해지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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