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를 잇고,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아이유 [D:PICK]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6.24 13:06  수정 2025.06.24 13:06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연기와 음악이라는 두 개의 축을 통해 단순한 ‘스타’ ‘연예인’이 아닌, 시대와 세대를 잇는 아티스트임을 증명하고 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로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공감대를 선사했고, 8년 만에 다시 선보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을 통해 시간을 초월한 명곡들을 자신만의 숨결로 되살려내며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아이콘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올해 3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었수다’에서 아이유는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야무진 소녀 애순으로 분했다.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관통하며 살아내는 그의 모습은 그 시절을 직접 겪은 이들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깊은 공감을,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는 부모님 세대의 삶에 대한 이해와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이유는 특유의 섬세한 연기력으로 당차고 씩씩하면서도 시대의 아픔 앞에 좌절하고 눈물 흘리는 애순의 복합적인 내면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그의 연기는 단순히 과거의 한 인물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시대를 초월하여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인간 애순의 서사를 완성시켰다. 한 시대의 아픔과 영광을 현재의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이다.


연기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아이유의 ‘세대 통합’ 행보는 계속된다. 아이유는 2014년과 2017년 그리고 올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꽃갈피’ 시리즈 앨범을 선보였다. 이 시리즈는 과거의 명곡을 다시 부르는 것을 넘어, 아이유라는 프리즘을 통해 원곡이 가진 감성과 시대정신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다.


최근 발매된 ‘꽃갈피 셋’ 역시 발매와 동시에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아이유의 막강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앨범에서 아이유는 박혜경의 ‘빨간 운동화’,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등 시대를 풍미했던 명곡들을 자신만의 청아한 음색과 섬세한 감성으로 재탄생시켰다.


아이유의 ‘꽃갈피’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옛 노래를 다시 부르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편곡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원곡이 가진 고유의 매력은 살리되, 동시대적 감각을 잃지 않는 균형을 유지한다. 덕분에 아이유의 ‘꽃갈피’ 시리즈는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적 다리’ 역할인 동시에, 시간을 초월한 예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결과물이 됐다.


데뷔 이래 아이유는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좋은 날’의 3단 고음으로 ‘국민 여동생’이 됐고 ‘팔레트’ ‘밤편지’ 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영화 ‘페르소나’ ‘브로커’ 등의 작품을 통해선 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폭싹 속았수다’와 ‘꽃갈피 셋’은 이 같은 아이유의 행보에 상징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제 특정 세대만을 위한 스타가 아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그의 드라마를 보고,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그의 노래를 듣는다. 이는 아이유가 대중문화계에서 얼마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한 시대를 풍미하는 스타는 많지만, 시대를 관통하며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 아티스트는 드물다. 과거와 현재를 잇고,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아이유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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