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선원, 金총리 후보 인사청문회서
주진우 '급성간염' 꺼내 "군 면제" 공격
사과 요구에도…朴 "그게 내 의료 상식"
與 "金 임명동의안, 내달 4일까지 처리"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이 아닌 야당 소속 청문위원 개인에 대한 '질병 공세'로 비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자당 총리 후보자 엄호에 나서면서 벌어진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후보자가 아닌 야당 청문위원에 대한 청문회로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병역 면제 사유가 된 '급성 간염'을 언급하면서 때아닌 신상 공격을 펼쳤다. 주진우 의원은 청문회에 앞서 김 후보자를 둘러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바 있다.
여야 공방의 발단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이었다. 곽규택 의원이 김 후보자에 질의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 후보자, 두 분 모두 군 복무한 적이 전혀 없다"고 언급하자, 박 의원이 "윤석열의 부동시 그리고 어떤 분은 급성 간염으로 군을 면제 받은 분도 계시다"며 "(김 후보자는) 민주화 투쟁으로 3년 이상의 세월을 옥고를 치르며 병역을 대신했다"고 대변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곧장 신상발언을 요청한 뒤 "박 의원이 언급한 것은 타인의 질병에 대한 것이자 내 병역 면제 사유"라며 "고등학교 때부터 질병을 앓아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공개된 자리에서 이를 언급해야 하느냐. 내가 김 후보자에게 그의 질병 등 개인 신상을 얘기한 적 있느냐. 사과하라"라고 요구했다.
공방이 지속되자 이종배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나서 박 의원에게 직접 사과를 권유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사과를 거부한 뒤 "급성 간염은 빨리 치료돼서 군대 가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 의원은 "그걸 왜 박 의원이 판단하느냐"고 했고, 박 의원은 재차 "내 나름의 판단이 있고, 그것이 내가 가진 의료 상식"이라고 했다.
반말과 비속어도 오갔다. 주 의원이 김 후보자 아들의 미국 코넬대학교 유학자금 출처 논란에 대해 대해 "김 후보자 스스로 전(前) 배우자가 전액을 냈다고 해명했다"며 "유학 비용에 한정해서라도 확인해달라고 했는데, 답변이 '장남에게 송금된 외국환 신고 내역 없다'더라. 도대체 학비랑 생활비는 어떤 경로로 전달이 된 것이냐"라고 따져물었다.
그러자 민주당 의석에서는 "프라이버시다" "인권 침해다"라는 항의가 빗발쳤다. 여기에서도 박 의원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반말로 지시했고, 이를 들은 곽규택 의원이 "미친 것 아닌가"라고 혼잣말을 했다. 이를 들은 민주당 의석에서 사과 요구가 지속됐고, 곽 의원은 결국 사과했다.
민주당의 김 후보자 감싸기는 청문회 내내 이어졌다. 전용기 의원은 "이 자리가 검사 취조실도 아니고, 검사가 뜨기 위해 사건을 키워 선입관을 갖게 만들고 조작하려고 하는 장소는 아니지 않느냐"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금 출처, 아들 문제를 말하면서도 대한민국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하면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하는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을 안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 청문위원 개인의 병역면제 사유를 공격하며 후보자 검증과는 다소 동떨어진 청문회에 임한 민주당의 행태를 '정치의 타락'으로 규정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하다 하다 이제는 청문위원의 병역면제 사유 질병까지 들춰내며 총리 지명자의 의혹을 덮으려 드는 모습을 보니, 정치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절감하게 된다"며 "의혹에 답하기는커녕, 질문 자체를 막겠다는 태도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부정하는 폭력"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성은 실종됐고, 오로지 진영과 증오, 궤변만 남았다"며 "이런 야만의 정치 속에서 상식을 말하고 합리를 추구하는 세력이 얼마나 설 자리가 있겠느냐.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사실상 민주당 깡패 정치에 점령당했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도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가 여러 의혹을 해명하고 무난히 취임하길 바랐지만, 그 기대는 무너졌다"며 "인사청문회는 '총리 청문회'가 아니라 '청문위원(주진우 의원) 청문회'로 전락했다. 결국 메시지의 본질은 회피하고, 메신저를 제거하려는 비열하고 옹졸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내달 4일 전에 김 후보자에 대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24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병기 원내대표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의결 날짜에 대해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고 합의대로 처리되면은 이번 주에도 가능하지만, 안 되면 6월 30일이나 추경을 처리해야 될 시점인 7월 4일 이전까진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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