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원재료 공급 불안정 여파로 물가 폭등
폭염·장마도 걱정…"대체품 찾기·산지 확보 집중"
유통업계가 선제적 물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상 기후와 원재료 공급 불안정 등으로 먹거리 물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는 데다 폭염과 장마철 등 계절적 수요 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신선식품 등 주요 장바구니 품목 물량을 대거 확보해 가격 방어에 나서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는 대체 상품을 찾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송어’가 꼽힌다. 지난해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해수온 상승으로 바다 인근 양식장 수온이 오르면서 광어·우럭 양식장이 피해를 입자 저온 내륙 양식장에서 생산하는 송어에 주목한 것이다.
송어는 바다 인근 양식장에서 키우는 광어나 우럭과 달리 저온 내륙 양식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해수면 온도 상승이나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적게 받는다.
또한 올해 역대급 어획량 감소를 보여준 ‘봄 주꾸미’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4월 국산 주꾸미 가격은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실제로 산지에서는 kg당 6만원 이상 부르며 고급어종인 문어, 대게, 감성돔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이마트 김광명 수산 카테고리 바이어는 지난 3월 태국으로 건너가 태국산 주꾸미 수입 물량을 기존에 비해 2배 이상 늘렸다.
냉동이 아닌 생물 상태로 주꾸미를 팔기 위해서는 항공 운송이 필수지만 높은 항공료로 인해 쉽지 않다.
그러나 이마트는 역대 최대 물량인 2일에 1톤, 행사 때는 2일에 4톤이라는 엄청난 물량을 확보하면서 비행기가 이틀에 한 번 뜰 수 있게 물류 구조를 확립하는 동시에 가격도 크게 낮췄다.
이마트 관계자는 “역대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통합매입 덕분”이라며 “작년 계약 시 이마트만 진행을 했지만 올해는 이마트·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 3사의 물량을 한 번에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장마철 감자 수급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지난해 중점적으로 운영한 밀양산 감자 외에 보성산 감자를 신규로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른 장마에 대비해 김제 지역의 감자 농가와도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애호박은 현재 충청도 산지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달 말부터는 강원도 산지로 변경해 운영할 예정이다.
오이의 경우 충청도에서 강원도로 산지를 전환했으며, 이상기후에도 균일한 품질의 상품을 제공하고자 스마트팜 물량을 지난해보다 10% 이상 확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폭염이나 장마로 수급이 불안정해진다면 스마트팜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수산 MD가 제주, 부산, 여수 등 전국 어촌에 산지 직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어민들의 조업 현황과 생산량을 더욱 밀접하게 파악, 빠른 물량 확보가 가능한 산지 네트워크를 구축해오고 있다.
이 덕분에 최근 고수온으로 갈치 어획량이 급감하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난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제주 갈치 3마리를 6900원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여름철 보양 수산물을 테마로 한 ‘미리 복날’ 행사도 진행해 ▲완도 전복(특대·5마리) 9900원 ▲국산 손질바다장어(700g) 1만7900원 등 여름철 원기 회복에 좋은 수산물을 특별가에 선보였다.
GS더프레시는 오는 7월 복날에 맞춰 전남 지자체와 전복, 통영시 수협과 바다장어 등 보양식 할인 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역시 최근 지속되고 있는 커피플레이션에 개당 290원짜리 초저가 캡슐커피인 ‘290 블렌드 캡슐커피(10개입, 2900원)’를 내놨다.
CU는 국내 최저가를 맞추기 위해 지난 1년간 협력사와 함께 원두 가격 추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원두 수매를 진행했다.
무엇보다 즉석원두커피 get 커피에 들어가는 브라질, 콜롬비아산 원두를 이번 캡슐커피 물량과 더해 대량 구매함으로써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원가를 절감했다.
또 생산라인 변경 없이 제조사의 기존 라인을 사용하며 가동률을 최대로 높이는 등 공정 효율화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췄으며,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자체 마진까지 최소화했다.
이 밖에도 CU는 990원 핫바, 2500원 닭꼬치 등 초저가 상품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장바구니 부담 덜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CU는 오는 26일 국내산 닭꼬치 득템 2종(60g, 2500원)’을 출시한다. 국내산 닭고기로 만들어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을 살린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CU 관계자는 “CU가 해당 상품들을 초저가로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돼지와 닭을 도축부터 가공까지 한번에 가능한 육가공 전문 협력사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라며 “중간 벤더 없이 100% 직거래 시스템으로 비용을 최소화하고 대량 납품 계약, 자체 마진 축소 등을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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