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분기 대비 3290억원 감소…업권 건전성 회복 흐름 기대
부실 위험 있지만 수익성 회복은 고무적…2년여 만에 흑자
업계 "대손상각비 크게 줄면서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 영향"
"올해 충당금 부담 완화돼…추후 대손상각비 감소 기대"
저축은행들이 올 1분기 손실 처리한 부실 대출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충당금 부담이 완화되면서 대손상각비가 감소했고, 약 2년 만에 업권이 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데 힘을 보탰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의 대손상각비는 총 9297억7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조2588억6200만원) 대비 26.14% 감소한 수치로 업권의 건전성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손상각은 금융사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을 때 이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대손상각액은 금융사가 부실채권 비중을 낮춰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지만, 비용으로 인식되는만큼 충당금의 규모가 커져 당기 손실액이 늘어날 수 있다.
업계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인해 중·저신용자 중심의 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상황 속에서도, 부실 자산을 선제적으로 정리하며 손실 부담을 통제하고 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SBI저축은행이 1696억5000만원의 대손상각액이 가장 많았다. SBI저축은행의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은 7136억7100만원으로 업계 세번째로 많은 부실채권을 갖고 있다. 이에 대손상각 등 선제적으로 부실 대출 정리 작업에 나선 모양새다.
이어 ▲OK저축은행(1558억8500만원) ▲한국투자저축은행(632억900만원) ▲애큐온저축은행(554억5600만원) ▲웰컴저축은행(519억6100만원) ▲페퍼저축은행(356억6300만원) ▲다올저축은행(355억85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연체율 9%로 상승했지만…수익성 회복은 고무적
대손상각비가 발생하는 주된 배경은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주 고객층인 중·저신용자 등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부실 대출이 늘어나면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평균 9%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8.52%) 대비 0.48%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최근 9년 만에 최고치다.
부실 위험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업권의 수익성 회복은 고무적이다. 올 1분기 저축은행 전체는 4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약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손상각비가 점진적으로 줄고 흑자를 기록한 점은, 저축은행들이 구조조정과 건전성 관리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정부 배드뱅크 정책, 건전성 회복과 모럴해저드 우려도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도입한 '배드뱅크' 방식의 부실채권 정리 프로그램도 업권의 건전성 회복 흐름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채무조정을 실시해 채무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지만, 일각에서는 성실하게 상환해온 차주와의 형평성 문제와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일시적인 유동성 완화에 그치지 않고, 채무자의 상환의지와 금융질서 확립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손상각비 축소, 순이익 증가로 이어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손상각비가 크게 줄면서 2년여 만에 1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충당금을 과거보다 적게 쌓아 자산 구조가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며 "지난해는 PF 사업성 재평가를 하면서 충당금을 많이 쌓아뒀는데, 올해는 충당금 부담이 완화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실로 처리되는 부분이 대거 축소된 것이 이번 대손상각비 감소에 반영됐다. 충당금이 일부 환입되면서 수익으로 인식되는 구조여서, 비용이 줄고 순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앞으로도 대손상각비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