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LG전자, 소비자보다 산업용 수익에 중점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7.02 06:00  수정 2025.07.02 06:00

냉난방공조·전장·인프라 중심 B2B 사업

고수익 기반으로 체질 전환 박차

다가올 2분기 실적 발표 '메시지' 관심

올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냉난방공조 전시회인 ‘ISH(International trade fair for sanitation, heating and air) 2025’에 참가한 OSO社의 부스 전경ⓒLG전자

상반기가 마무리되고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전자업계 전반적으로 산업용 B2B 사업 구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냉난방공조(HVAC), 전장부품,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고수익 구조를 갖춘 B2B 영역이 하반기 경영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사 매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B2B 사업을 더욱 강화하며 수익 안정성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 B2B 매출은 전사 매출의 35%를 넘어서면서,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 중이다. 2030년 전체 매출 목표 100조원 가운데 B2B 매출 비중 목표 40% 달성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LG전자는 최근 노르웨이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사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OSO는 유럽 히트펌프 시장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고효율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분야 유럽 1위 기업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LG전자는 히트펌프 기반 냉난방 시스템과 온수 솔루션을 통합한 제품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유럽 HVAC 수요 증가에 대한 선제 대응력을 확보하게 됐다 .


HVAC를 담당하는 ES사업본부는 LG전자가 미래 B2B 수익 모델로 주력하고 있는 사업 조직이다. 유럽뿐 아니라 북미, 아시아 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 냉각, 스마트빌딩 냉방, 상업용 복합공조 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싱가포르 대형 물류센터용 냉각 시스템 수주 등도 모두 이 전략의 일환이다.


ES사업본부를 중심으로 LG전자는 B2B 사업에서 ‘3B(Build·Borrow·Buy)’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기술 내재화(Build), 산학협력·글로벌 대학과의 공동연구(Borrow), 전략적 인수·합병(Buy)을 병행하며 압축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OSO 인수 역시 이 전략의 실행 사례로 평가된다.삼성전자 역시 지난 5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LG전자의 B2B 전략의 확장은 HVAC뿐 아니라 전장(VS사업본부), 상업용 디스플레이 및 플랫폼 등(MS사업본부) 다양한 부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부품 사업은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과 수주 잔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LG 디스플레이 솔루션은 기업간 광고 플랫폼, 스마트매장 등지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통상 정책,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원자재 가격 및 환율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LG전자는 이러한 리스크를 B2B 중심의 고수익 체제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곧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LG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B2B 포트폴리오 확대와 중장기 전략 방향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소비자용 제품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면, 산업용 사업은 여전히 수익성과 확장성을 모두 갖춘 영역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특히 냉난방, 전장, 상업용 솔루션과 같은 B2B 분야는 중장기적으로도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기업 입장에선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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