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부터 2나노까지...삼성전자, 하반기 반등 '시동'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07.02 12:10  수정 2025.07.02 13:05

메모리·파운드리 실질적인 성과에 집중

1c D램 개발 성공...양산 직전 단계 도달

2㎚ 하반기 수주 성과 위해 총 역량 집결

증권가 "2Q 실적 바닥, 3Q 회복 전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반등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양 축에서 실질적인 성과에 집중하며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올 상반기 인공지능(AI) 수요 급증 속에서도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하반기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반전 계기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6세대 D램(1c D램) 개발에 성공해 양산 승인(PRA)을 마쳤다. PRA는 양산에 필요한 회사 내부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양산 직전 단계를 의미한다.


1c D램은 10나노 6세대 공정 기반의 신제품으로, 삼성전자가 연내 양산을 예고한 HBM4(고대역폭메모리 6세대) 제품의 핵심 코어다이(원재료)로 쓰인다. 삼성은 경쟁사가 HBM4에 1b D램(5세대)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한 세대 앞선 1c D램을 채택해 기술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0나노급 D램 공정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1c(6세대)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세대가 넘어갈 수록 반도체 회로 선폭이 좁아져 성능 및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삼성전자가 1c D램 개발을 완료한 만큼 하반기 중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제공하고, 퀄(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게 될지가 관심이다. 엔비디아가 내년 말 출시될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베라 루빈'의 HBM4 채택 일정을 연기하고 있어 삼성전자에 충분한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위한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전영현 DS부문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엔비디아 본사에 직접 방문해 GB300 '블랙웰 울트라'향 HBM3E 12단 공급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HBM3E 12단 제품의 퀄 테스트와 내년 공급 가능성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것으로 분석한다.


시설 투자도 본격 재개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 캠퍼스 내 P5 라인 건설을 다시 추진 중이다. 현재 경영진이 P5 공사 및 투자 재개를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5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는 대형 복합 팹으로, 업계에선 총 3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요 불확실성으로 멈췄던 P5 공사가 재개된 것은 중장기 반도체 시장 회복을 염두에 둔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반전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삼성은 최근 갤럭시Z 플립7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모바일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를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엑시노스 2500은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에 기반해 양산이 진행된다.


삼성전자가 선단 공정인 3나노 양산에 성공한 만큼, 최선단인 2나노 공정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2나노 공정에서 가시적인 수주 성과를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의 기술 경쟁력 회복과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 진입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회복하는 데 있어 핵심 축이 될 것"이라면서 "하반기 HBM4와 2나노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4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선 영업이익이 기존 컨센서스보다 1조원 이상 낮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2분기를 실적 저점으로 보고, 3분기부터는 HBM 출하 확대와 파운드리 적자 축소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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