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우' 소액주주들, 대통령실에 탄원…"상장폐지 의도한 자사주 소각"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7.07 14:06  수정 2025.07.08 16:01

한화, 지난달 23일 상장폐지 '예고'

상장 유지 조건에 967주 부족하게 소각

"소액주주 헐값에 내쫓으려는 의도"

한화 "오히려 투자자 혼란 및 피해 유발 행위"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의 우선주인 '한화우(1우선주)' 소액주주 연대(이하 주주연대)가 한화우 상장폐지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화우 주주연대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의 우선주인 '한화우(1우선주)' 소액주주 연대는 7일 대통령실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화 측이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섰지만, 사실상 상장폐지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주주연대는 한화 측에 ▲보통주 전환 선택권 부여 ▲순자산가치를 반영한 공정가격에 의한 공개매수 재추진 등 실질적 주주 보호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주주연대는 액트의 도움을 바탕으로 주주 결집을 진행하는 한편, 이번 대통령실 탄원서 제출을 시작으로 금융당국 실태조사 촉구 등 모든 법적·제도적 대응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로고(자료사진) ⓒ액트

주주연대는 3가지 정황을 근거로 한화 측의 자사주 소각을 문제 삼고 있다.


우선 한화 측이 상장 유지 요건인 20만주에 단 967주가 부족하게 자사주를 소각한 것은 "우연이 아닌 의도된 결과라는 의혹이 짙다"고 밝혔다.


소각 물량을 미세하게 조정하면 충분히 상장 유지가 가능했던 만큼 "그럴듯한 명분 뒤에서 소액주주들을 헐값에 내쫓으려는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는 주장이다.


주주연대는 상장폐지 수순에 앞서 지난해 7월 진행된 공개매수 가격(4만500원)이 당시 순자산가치(BPS)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화 측이 주주에게 정당한 가치를 보상하기보다 헐값에 지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주주연대는 한화 측이 이사회를 계기로 언급했던 소액주주 보호의 실질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실제로 첨부파일 형식으로 공시된 이사회 의사록에는 '정리매매 기간 중 장내매수'를 통해 소액주주를 보호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정리매매가 시작된 지난 4일까지 관련 이행조치는 전무했다.


주주연대 활동을 지원하는 이상목 액트 대표는 "한화의 이번 사례는 세 가지 면에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며 "첫째 967주만 덜 소각하면 상장을 유지할 수 있는데 왜 굳이 강행했는가 하는 점, 둘째 공시된 이사회 의사록과 달리 소액주주 보호 절차에 아무런 액션이 없다는 점, 마지막으로 주주들의 요구가 지속됨에도 대화에 소극적인 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소통 부재가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행위"라며 "장기적 가치를 믿고 투자한 '팬클럽' 주주들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한화는 한화우 주식 수가 19만9033주라며 올해 상반기까지 20만주를 넘지 못하면 이번 달부터 한화우에 대해 상장폐지 절차가 시작된다고 지난달 23일 공시한 바 있다.


해당 상장폐지는 한화우에 한한 것으로 '한화 보통주(한화)'나 '3우선주(한화3우B)'에는 영향이 없다.


한화, 주주연대 대표에 '의구심'
"상폐 공시 후 매수 정황… 시세차익 노리나"


한편 한화 측은 주주연대 입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관련 절차 및 결정을 공정하게 이행해 왔고, 후속대책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화 측은 지난 2023년 한국거래소로부터 거래량 미달로 인한 한화우의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전달받았다며 불안정성 예방과 주주 보호 차원에서 '선제적 조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거에 발생했던 시세 조종 및 주가 급등락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상장폐지를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공개매수 가격이 낮다는 주주연대 측 주장에 대해선 "3개월 평균가 대비 24.5%, 1개월 평균가 대비 19.8%, 전일 종가 대비 11.4%가량 할증된 4만500원으로 결정했다"며 "보통주 시세인 약 2만9000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주주연대 측이 요구하는 '보통주 전환'이나 '순자산가치를 반영한 공개매수 재추진'과 관련해선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라고 일축했다. 한화3우B 주주와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리매매 기간 중 장내매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주연대 측 지적에 대해선 "단정적으로 약속한 것이 아니다"며 "당시 및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가장 합리적 방식으로 보호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특히 한화 측은 "주주연대 대표가 상장폐지 계획이 공시된 이후 오히려 주식을 적극 매수한 정황이 있다"며 "시세차익을 의도적으로 노리는 것으로 의심될 수 있다. 오히려 일반 투자자 혼란과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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