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 '교섭',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동물보호 시민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노조를 탄압했다는 비판에 대해 해명했다.
8일 임순례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15년간 대표와 이사로서 일했던 동물권 행동 카라의 민주노총 전국민주 일반노조(이하 카라지회)에서 제가 노조 탄압을 했다는 주장을 했고 많은 커뮤니티와 언론 보도를 통해서 이 같은 주장이 퍼져나갔다"며 제기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카라지회는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라의 활동가들이 민주노총에 가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카라의 현 대표 전진경과 이사회는 일관되게 노조를 혐오하고 탄압하고 있다"며 "특히 전 대표이며 이사로 재직했던 임 감독은 '노동조합 결성 소식을 들은 오늘이 가장 실망스러운 날'이라며 단체 메신저에서 가장 먼저 노조 혐오 정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임 감독은 지난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카라 대표를, 지난해까지는 이사를 역임했다.
이와 관련해 임 감독은 "민주노총 전국민주 일반노조가 2025년 3월 저 포함 카라대표, 카라 동물병원장, A국장 등 4인을 부당노동 행위로 고발했다. 나에 대한 혐의는 제가 2023년 11월 11일 단톡방에서 노조설립 소식을 들 은뒤" 내가 카라에서 14년간 일하면서 가장 실망스러운 일이다", '"노조 비밀가입은 진짜 실망,황당" 등등의 발언을 한 것이 노조법 위반이라고 한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공식적/법리적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아끼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발장이 접수된 올 3월 말부터 '노무사 노무진'방영이 예정되어 있던 5월과 방영기간인 6월 내내 저에 대한 카라지회의 대외적 공격이 멈추지 않았다"며 "하루아침에 노조탄압, 노조혐오 발언을 한 사람으로 프레이밍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어떤 맥락에서 해당 발언이 나오게 됐는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2023년 봄부터 카라에 여러 가지 조직문제들이 생겨 카라 조직발전 특별위원회(TF)를 구성해서 논의해 나가기로 결정됐다. 저는 이사회에 할당된 3인 중 한 명으로 그 TF에 참석했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문제, 정관이나 취업규칙 문제, 회원관리 문제 등 모든 의제를 열어 놓고 토의하기로 했다. 2023년 9월에 시작하여 연말까지 총 10회의 회의를 가졌고 TF 멤버는 대표이사, 팀장, 평활동가 등을 포함하여 10명 내외였고 제 발언은 이 TF 단톡방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해당 발언은 신중하지 못했고 감정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이 발언은 "카라 조직 문제나 내부 갈등을 터놓고 이야기하기 위해서 공식적인 회의 테이블이 만들어져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는데 갑자기 노조가 결성되었다는 소식에 많이 당황스러웠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임 감독은 "카라는 수평적인 조직이었다. 팀장이 팀원이 되기도 하고 직급명을 부르기보다는 이름 뒤에 '님'자를 붙이고 거의 모든 회의 내용이나 의제를 전원이 공유하는 문화가 있다. 팀별/팀간 회의도 많고 전체 회의를 하면서 모두가 참여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평소 카라의 조직 문화라면 '모든' 카라 구성원이 모여 노사협의체의 한계로 인한 새로운 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비롯해 관련한 세부 문제를 터 놓고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대화방에 있던 카라 핵심 활동가 중 누구도 노조 설립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말을 듣고 실망감에 감정적 반응이 더 커졌다"고 해명하면서 "나아가 100%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사측과 노측의 경계가 불분명한 NGO 노조 결성에 대한 그 당시의 제 부족한 인식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전체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발언이 아니었으며, 발언 후 신중하지 못했던 발언임을 인정하고 바로 삭제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카라의 전진경 대표는 카라지회와 공대위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지만 그들이 제기한 모든 의혹이 무혐의로 밝혀졌다. 카라지회는 카라를 금융실명법 위반, 조세처벌법 위반, 배임으로 국민권익위에 고발했지만 조사 결과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대표 및 이사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도 항소심까지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카라는 NGO 동물단체의 제일 덕목이 회계의 투명성이라는 오랜 철칙 하에 내/외부 감사 등 2중 회계감사를 비롯, 공익법인의 평가기관인 가이드스타 평가에서 해마다 최우수 평가를 받아왔다. 여러 가지 항목 중 특히 회계투명성과 재무효율성을 집중적으로 보는 데서 5년 연속 최상급 평가를 받는 것은 회계투명성에 있어서 그만큼 문제가 없다는 반증이기도하다"고 카라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라 지회가 저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이유에 대해 "카라 지회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제게 전진경 대표의 사퇴와 소송 취하를 설득해 달라고 전달해 왔고 그 과정에서 나와 드라마가 볼모로 잡혀 있었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여름 두 명의 활동가가 직무태만과 업무지시 불이행등으로 인해 인사위원회에 회부됐지만 그들은 소명자료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등 여러 가지 사유를 대며 인사위원회 개최시기를 지연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애초에 징계논의 자체는 노조 설립 수 개월 전에 시작됐으므로 이들이 주장하는 표적 징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인사위원회 개최가 몇 달씩 늦어진 사이에 노조 설립 소식을 들었고 예정된 인사위원회가 열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카라 활동은 개인의 이익과는 무관한, 동물권을 위한 진심으로 이뤄진 일이라고 강조하며 "저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인해 사회적 논란의 당사자가 된 점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카라지회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한 직후 사측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노조 회계감사와 사무장을 맡고 있는 김나연·최민경 활동가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으며,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부당징계'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앙노동위원는 사측이 인스타그램 '카라노조 팩트체크' 계정을 만들어 노조에 대한 부정적 글을 게시한 것에 대해 ;노조의 단결력을 약화시킬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므로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감독이 조직 운영에 핵심적 영향력이 있었기 때문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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