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비켜간 지방 집값 ‘꿈틀’…지속 가능성 ‘주목’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7.26 07:00  수정 2025.07.26 07:00

부산·울산 등 대단지 신고가…가격 회복세

수도권 투자 수요 억제로 수요 유입 조짐

“인기지역만 상승 거래...지방 시장도 양극화”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 뉴시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방 아파트 시장에 온기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 하락세가 완화되고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6.27 대출 규제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강화로 수도권의 투자 수요가 억제되자 비수도권으로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지방 전체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7월 셋째주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변동률은 -0.03%로 연속 하락세지만 울산(0.01%)은 상승하고 경남(-0.01%)·전남(-0.03%)·제주(-0.03%)·경북(-0.04%)은 하락 폭이 축소됐다.


충북의 경우 0%로 상승 폭이 보합 전환됐으나 지난주 0.06%로 가장 괄목할만한 상승 폭을 보였다.


선행지표인 실거래가 지수를 살펴보면 회복세가 더욱 뚜렷하다. 6월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0.34%로 전월(-0.09%) 상승 전환했다. 5대 광역시는 -0.17%에서 0.36%로 상승했다. 잠정지수는 통계 작성 시점까지 신고된 실거래가 자료를 가집계한 결과로 최종치는 다음달 공표된다.


지방 5대 광역시에서는 부산(0.68%)이 가장 많이 올랐고 그 뒤를 울산(0.60%)과 대전(0.46%)이 따랐다. 이 외에 전남(1.09%)·충남(054%)·충북(0.51%) 등도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방이 각종 대출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올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도 감소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정부가 미분양 주택에 대해 양도세와 종부세 완화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공기업 이전 등의 정책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서는 신고가 및 상승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부산 남구 ‘레이카운티(2단지)’ 84㎡ 매물이 지난 7일 11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활황기인 지난 2021년도 이후 최고가다. ‘부산 래미안어반파크1단지’ 84㎡도 지난 11일 8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2년 10개월만에 최고가를 회복했다.


분양 시장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부산 동구에 들어서는 ‘블랑 써밋 74’ 아파트는 이달 초 분양 완판에 성공했다. 69층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에 역세권 입지를 갖췄음에도 지난해 7월 청약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으나 1년만에 모든 물량이 해소됐다. ‘르엘 리버파크 센텀’은 1만개가 넘는 청약 접수가 몰렸고 최고 116.4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업으로 활기가 돌고 있는 울산은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문수로2차아이파크 전용 101㎡가 지난달 12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선암동의 ‘스위트빌’ 아파트 전용 153㎡형은 4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외 충남 천안 ‘두정역효성해링턴플레이스’ 59㎡가 지난달 29일 4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달성했다. 같은달 대전 서구 둔산동 ‘한마루아파트’ 101㎡도 9억25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3일 전 직전 거래 대비 1억2800만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그러나 지방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수도권 대출규제 ‘풍선효과’로 보기엔 아직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역 경기 침체와 준공후 미분양 부담으로 지방 집값이 본격 상승세로 진입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6·27 대출 규제의 영향이 완전히 없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지방에서도 핵심 입지거나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만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의 경우, 해양수산부 이전에 따른 일자리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실제 실수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근본적인 지방 부양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지방 전체의 집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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