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 줄줄이 '내리막길'…어디까지 떨어지나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07.11 15:46  수정 2025.07.11 16:03

'비둘기' 한은에 대출 규제까지

하반기 금리 추가 인하 유력한데

연말 '1%대 예금금리' 현실화되나

서울 시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 중반까지 내려앉으며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조달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금리 인하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2.45~2.58%다. 전월취급 평균금리와 비교하면 0.10~0.25% 낮은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의 최고금리가 2.58%,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은 2.50%다. 이어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2.45%를 보였다.


이달 들어 은행권은 빠른 속도로 예금금리를 낮췄다. 신한은행은 지난 7일부터 예금금리를 최대 0.25%포인트(p) 인하했으며, 국민은행도 최대 0.25%p 금리를 내렸다.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예금금리를 0.25~0.30%p씩 인하했다.


이처럼 빠르게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춰 잡는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자리한다.


지난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융 안정에 무게를 두고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동결’을 결정하면서, 연내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현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추후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이어갈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며 금리 인하라는 장기적인 정책 방향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시장에서도 연내 1~2차례의 추가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2.00%에서 2.25%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대출규제 강화 정책도 수신금리 하향세에 영향을 줬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가 이달부터 시행됐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압박도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쉽사리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출 영업이 어려워진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낮추면서 조달비용을 줄이고 예대마진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당분간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고, 여신 확대 여력도 제한돼서다.


전문가들이 연말 기준금리를 2.00%~2.25%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2%대 중반에 형성된 1년 만기 예금금리가 하반기 내내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예금금리는 새로운 기준금리 수준에 근접하게 수렴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측 불가능한 외부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하반기까지 은행 예금금리는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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