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2월 MBC '21세기 대군부인'의 주연을 공개한 데 이어,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연으로도 변우석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변우석의 동행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제작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세 배우' 변우석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변우석은 지난해 5월 종영한 tvN '선재 업고 튀어'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배우로, 한때 그의 차기작은 업계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 가운데 그는 드라마 종영 7개월 만에 '21세기 부인'으로 한번, 14개월 만인 7월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 확정 소식으로 향후 활동을 예고했다. 팬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지만, 업계에서는 관심을 받을 만한 소식이었다. 앞서 언급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황 때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한때 기업가치가 11조원으로 추산되며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기도 했으나 인수합병(M&A)으로 인해 계속된 실적 부진을 겪었고 2022년 6298억원, 2023년 1조 2235억원, 2024년 25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로 인해 올초 매각설에 휩싸였고, 권기수 공동대표가 6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각설은) 재무적 투자자 교체와 지분 변동 과정에서 와전된 것"이라고 직접 부인하기도 했다. 와전된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일 만큼 내부의 위기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콘텐츠 사업 성적도 마냥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 3월 공개된 후 6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에 오른 '폭싹 속았수다'로 잠시 어깨를 폈지만, 이후에는 우울한 성적이 이어졌다. 5월 종영한 MBC '바니와 오빠들'이 0%대 시청률로 종영하며 역대 MBC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고, '나인퍼즐'이 디즈니플러스에서 아시아권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디즈니플러스의 꾸준한 MAU 하락으로 플랫폼 대표작인 '무빙' 대비 국내 화제성을 크게 모으지 못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게는 '폭싹 속았수다' 급의 화제작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21세기 대군부인'의 주연으로 변우석과 아이유가 확정됐다는 소식을 전했지만 작품 방영은 2026년 예정이다. 이 때문에 김고은과 박지현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이 공개되기 전 또 한번의 회사 주요 콘텐츠를 공개할 필요성이 요구됐고, 변우석을 통해 화제성을 잡았다. 다만 '나 혼자만 레벨업'은 공개 시점조차 정해지지 않아 이를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안정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뿐만 아니라 변우석의 합류가 콘텐츠 성공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전제에도 큰 확신이 없다. 그간 변우석이 출연한 작품은 주로 로맨스 혹은 청춘물이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입헌군주제'라는 다소 낯선 설정과 함께 정치와 권력을 둘러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변우석은 불꽃같은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이완의 세밀한 내면을 표현해야 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변우석의 그간 필모그래피와는 다른 판타지 액션물이다. 배우로서는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겠지만, 자칫 '선재 업고 튀어'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무너질 수도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입장에서는 변우석과 손잡은 두 작품 모두를 성공시켜야 콘텐츠 제작사로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결국 두 작품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변우석 모두에게 중요한 작품이겠지만 산업적 측면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게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21세기 대군부인'은 변우석과 아이유 외에 노상현, 공승연, 유수빈, 이연, 채서안 등이 출연한다. 2026년 상반기로 편성됐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변우석 외의 출연진과 공개일이 알려지지 않았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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