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확장·프라이빗한 경험…진화하는 뮤지컬 사전 행사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7.17 08:43  수정 2025.07.17 08:43

뮤지컬 사전 행사가 진화를 거듭하며 단순 홍보를 넘어 관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서울 론칭 쇼케이스 ‘퍼스트 룩’(FIRST LOOK)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선 제이 개츠비 역의 매트 도일(Matt Doyle), 데이지 뷰캐넌 역의 센젤 아마디(Senzel Ahmady), 닉 캐러웨이 역의 제럴드 시저(Gerald Caesar), 조던 베이커 역의 엠버 아르돌리노(Amber Ardolino)가 참석해 한국 관객과 첫 인사를 나눴다.


ⓒ오디컴퍼니

행사는 사전 이벤트로 추첨된 단 80명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존 공연장 중심의 딱딱한 형식에서 벗어나, 작품의 특성을 살려 한강 솔빛섬 무드서울에서 ‘개츠비의 파티’ 콘셉트를 완벽하게 구현하며 화제를 모았다. 관객들은 마치 작품 속 개츠비의 화려한 파티에 직접 참여한 듯한 몰입감 높은 경험을 통해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위대한 개츠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공연계에서는 팝업스토어, 미니콘서트 등 다양한 형태로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특정 뮤지컬의 테마를 담은 팝업스토어는 굿즈 판매를 넘어 작품의 분위기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팬들에게 공연 외의 색다른 즐길 거리로 활용되고 있고, 본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나 배우들의 인터뷰를 담은 미니 콘서트 등은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대표적 사례로 뮤지컬 ‘마리 퀴리’는 2023년 뮤지컬 업계에선 처음으로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성수동에 차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제작사에 따르면 평일 기준 하루 평균 300명, 주말 기준 500명의 관객이 현장을 찾았고, 팝업 진행 중 공식 계정의 팔로우는 2000명 가량 증가했다.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세로형 영상들이 조회수도 평균 10만 조회수를 넘기면서 파급력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수치는 예매율이다. 기존 여성 비율이 압도적이었던 ‘마리 퀴리’는 팝업스토어 진행 당시 인터파크 기준, 남성 관객 예매율이 약 10%가량 상승했다.


뮤지컬 사전 행사가 진화하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매년 수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관객의 선택을 받기 위한 제작사들의 노력, 그리고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관객들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다. 또한, 온라인 및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관객과 적극 소통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 채널의 다변화도 이러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진화하는 뮤지컬 사전 행사들은 공통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작품의 특성을 살린 이색적인 공간을 연출하거나, 본 공연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특별한 무대나 배우들의 퍼포먼스 혹은 미공개 영상을 통해 팬들에게 ‘특별함’을 선사한다. 또 적극적인 소통 기회를 마련해 팬덤을 강화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뮤지컬계의 사전 행사들은 단기적인 홍보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관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재관람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면서 “물론 이런 마케팅으로 인한 관객 유입에 얼마나 실질적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쉽지 않지만, 작품과 함께 성장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추구하는 시대의 흐름을 고려하면 뮤지컬 사전 행사의 진화는 더 다채롭고 창의적인 형태고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