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독점 깨라…LFP 전환 가속하는 K배터리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7.16 15:57  수정 2025.07.16 16:43

LG엔솔·SK온·삼성SDI·엘앤에프, 북미 중심 공급망 재편

글로벌 배터리 시장, 고밀도→가격 중심 구조로 재편되며 LFP 급증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위치한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운영하는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공장. ⓒ


중국 중심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한국 배터리 업계가 정면 반격에 나섰다. 가격 경쟁력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LFP 배터리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본격화하고 북미 현지 생산 중심의 공급망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는 14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 LFP 배터리 셀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GM은 현재 생산 중인 NCMA 배터리와 함께 LFP 셀을 병행 양산할 계획이며, 상업 생산은 2027년 말로 예정돼 있다. 기존 23억달러가 투자된 이 공장은 미국 내 저가형 배터리 생산기지로 기능하게 된다.


GM은 LFP에 이어 리튬망간고함량(LMR) 배터리까지 상업화해 풀사이즈 전기 픽업트럭과 쉐보레 볼트 등 보급형 EV를 동시에 커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흐름은 LG에너지솔루션만의 전략이 아니다. SK온은 최근 엘앤에프와 북미용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기존 설비 일부를 전환해 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SDI 역시 내년 상반기부터 울산 마더라인에서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간다.


소재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엘앤에프는 이달 초 LFP 전용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3365억원을 투자해 최대 6만t 규모의 양극재 생산설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기존 하이니켈 고부가 라인업 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까지 확보해 수주 기반을 넓히는 전략이다.


이런 배터리 업계의 흐름은 LFP 시장의 급성장과 맞물려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FP는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10%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LFP 시장이 빠르게 커진 건 가격과 안전성 덕분이다. 니켈·코발트 같은 고가 광물이 들어가지 않아 원가가 낮고 화재 위험도 적다. 전기차 가격을 낮추려는 완성차 업계의 수요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최근엔 보급형 전기차와 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늘면서 LFP 배터리 채택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들이 LFP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이 본격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고에너지 밀도'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LFP 시장은 지금까지 중국 업체가 사실상 독점해온 영역이었다. 원재료 조달, 공정 효율,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이 앞섰으며, 핵심 특허(IP) 대부분도 중국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고율 관세를 기조로 한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는 한국 배터리 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산 광물·부품이 배제되면서 북미 현지 생산을 통한 ‘비중국 공급망’ 구축이 프리미엄이 되는 구조다.


커트 켈티 GM배터리·지속가능성 부문 부사장은 “미국 내 저비용 LFP 셀 생산 확대를 통해 고니켈 배터리를 보완하고 성장하는 EV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원준 LG에너지솔루션 첨단 자동차 배터리 사업부 부사장은 “전기차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하는 새로운 화학 물질과 폼팩터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가속화할 것”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