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인사들, 대거 '시도당위원장'으로 선출
지방선거 공천 영향력↑…'도로친윤당' 우려
"내년 지선 패배시 기반 사라질 것" 경고 나와
일각선 논란 없게 공천제도 변화 주장 내놓기도
지방선거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민의힘 시·도당위원장 자리에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선출되면서 벌써부터 내년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윤계가 지선 공천의 전면에 서게 될 경우, 국민들에게 '도로친윤당'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다. 당내 일각에선 100% 상향식 공천이나 완전 당원 공천제 등 공천 제도의 변화를 고려해, 지선 필패 우려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16개 지역의 시도당위원장 선출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임기 1년이 보장되는 이번 시도당위원장은 내년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 공천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로 꼽힌다.
이날까지 선출이 마무리된 국민의힘 시도당위원장들은 △정동만 의원(부산) △이인선 의원(대구) △박종진 당협위원장(인천) △이상민 전 의원(대전) △박성민 의원(울산) △이준배 당협위원장(세종) △김선교 의원(경기) △이철규 의원(강원) △강승규 의원(충남) △조배숙 의원(전북) △김화진 위원장(전북) △구자근 의원(경북) △강민국 의원(경남) △고기철 당협위원장(제주) 등이다. 각각 광주시당위원장과 충북도당위원장으로 단독 출마한 안태욱 당협위원장과 엄태영 의원은 오는 18일과 22일로 예정된 각 시도당 운영위원회에서 공식 선출될 예정이다.
이 같은 시도당위원장 대진이 완성되자 당내에선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지휘할 자리를 친윤계 인사들이 장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현역 의원들 대부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저지와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친윤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이다. 일부 의원들은 구태의 상징인 이른바 '언더 찐윤'으로까지 분류되기도 한다.
공정한 선출 절차를 거쳐 임명된 자리이지만 당내에선 이번 시도당위원장 리스트를 향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친윤 구주류 세력이 원내 권력을 장악한데 이어, 당의 지방조직까지 장악했단 분석이 나오면서다. 통상 각 시도당은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시장·군수 등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공천을 좌우하게 된다. 여기에 차기 당권까지 친윤계에게 넘어가게 될 경우 차기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공천까지 주무를 수 있게 되는 만큼, 차기 지선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절망적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S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내에 윤 전 대통령 호가호위 세력들을 청산해내는 단호한 당내 혁신 의지에도 2선으로 후퇴하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그런 정치인의 참도리는 지금 찾아볼 수 없다"며 "국민들은 절대 이런 상태에서 '당신네들 끝까지 버텼으니까 우리가 찍어줄게' 그러지 않는다. 결론은 국민들이 (지선에서) 심판을 할 것이고 지방선거에서 완패하면 수권정당, 흔히 말하는 대선기반이라는 게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 일각에선 마지막 남은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은 조정훈 의원과 배현진 의원의 경선으로 치러진다. 일각에선 이번 경선을 친윤 대 비윤의 구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직 계엄이나 탄핵의 바다도 제대로 건너지 못한 상황에서 차기 지선에까지 윤 전 대통령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투쟁이니 단결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면 선거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느냐"라며 "(친윤이) 당권까지 잡아 당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을 때 국민들이 우리가 변했다고 믿어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직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던 김용태 의원이 꺼냈던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이나 안철수 의원이 제안한 '당원 100% 공천제' 등 공천제도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논란 자체를 없애려면 공천 제도를 바꾸는 시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지역 기초의원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제대로 된 시스템으로 제대로 된 일꾼을 뽑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많은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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