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대출 창구 더 좁아지나…저축은행 중금리대출 5.3% ↓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7.23 07:23  수정 2025.07.23 07:23

2분기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 2조5151억원

다올·JT친애·애큐온 등 중금리대출 취급 ↓

업계 "리스크관리 영향으로 가계대출 규모 줄여"

'6·27 규제' 탓에 하반기 감소세 더 뚜렷해질 듯

올해 2분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전 분기 대비 5.3% 감소했다.ⓒ데일리안AI이미지 삽화

올해 2분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전 분기 대비 5%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리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의 주요 대출 창구로 여겨지는 만큼, 대출 축소가 서민금융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6·27 가계대출 관리방안'에 따라 고금리 대출 취급이 어려워지면서 하반기에는 중금리대출 감소세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사잇돌대출 제외) 취급액은 2조51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2조6576억원) 대비 5.3% 감소한 수치다.


민간 중금리 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한 곳은 SBI저축은행이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2분기 8172억2300만원 규모의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분기(7064억원) 대비 1108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로 업계 최다 규모다. 중금리대출 취급건수도 5만4069건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다올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1분기 2234억3800만원에서 2분기 1305억7300만원으로 급감했다. 대출건수 역시 1만4214건에서 8737건으로 4000건 이상 줄었다.


이 밖에도 같은 기간 ▲JT친애저축은행(806억4500만원) ▲애큐온저축은행(276억5900만원) ▲웰컴저축은행(211억8000만원) ▲IBK저축은행(166억7700만원) ▲키움저축은행(164억5800만원) ▲OK저축은행(162억8400만원) ▲신한저축은행(143억6600만원) 등 저축은행들도 중금리대출 취급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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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중금리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취급 규모를 조절하는 것"이라며 "이 부분은 건전성 부분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 자연스럽게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도 "올해는 채무자보호법 등의 영향으로 채무조정비율이 높아지는 부분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중금리대출 취급이 일부 감소됐다"며 "저축은행 업권 내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확대 적용돼 당분간 가계대출의 확대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올해 2분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전 분기 대비 5.3% 감소했다.ⓒ연합뉴스

이렇듯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취급이 줄어든 건 서민 금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시중은행보다는 높은 금리가 적용되지만,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들에겐 사실상 유일한 대출 창구로 여겨진다.


저축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신용등급 하위 50%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를 공급한다. 금융위원회가 반기마다 대출 금리상한을 조정하는데, 올해 하반기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은 16.51%이다. 상반기 금리 상한 17.14%보다 0.63%포인트(p) 낮아졌다.


업계는 하반기 들어 중금리대출 감소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시행한 '6·27 대출규제'에 따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가계대출 공급량을 기존 계획의 50% 수준으로 줄이도록 요구받았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도 기존 '연소득의 2배'에서 '연소득 이내'로 제한됐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중금리대출 취급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행된 '고강도 대출규제'에 따라 대출 공급량을 당초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규제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가 이달부터 연소득 이내로 제한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부터 중금리대출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한도가 나오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고객 특성상 고연봉자조차 대출이 막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금리대출이 줄어들면 결국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건 서민들"이라며 "하지만 정부의 정책 의지가 강한 만큼 3분기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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