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8월 퇴진설'을 부인했다. 이시바 총리가 참의원 선거 참패에 책임지고 내달 말쯤 퇴진을 표명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지만 이를 일축한 것이다.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3일 퇴진 의향 표명 보도와 관련해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는 뜻으로 읽히지만, 이시바 총리 책임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만큼 앞길은 그리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앞서 마이니치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호외까지 발행하며 이시바 총리가 집권 자민당 내 사퇴 압박에 다음 달 사퇴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주변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고, 시기는 다음 달 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참의원(상원) 선거 결과 과반 확보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이시바 총리는 선거 이튿날인 21일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내에선 사퇴촉구 서명운동을 벌일 정도로 반발이 강했다. 결국 사퇴 압박을 못 이기고 퇴진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연임 의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시바 총리의 퇴진설 부인은 전직 총리들과 회담한 뒤 나왔다. 그는 이날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아소 다로와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등 전직 총리 3명과 함께 거취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담이 끝난 뒤 취재진에 “3명의 전 총리와 위기감을 공유했고, ‘당 분열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며 “제 거취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오히려 미·일 무역합의 후속 조치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연임 이유로 든 관세협상을 재차 강조하며 총리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미·일은 이날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무역협상에 합의했다. 그는 “합의가 확실히 실행될 수 있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서 어렵다고 봤던 자동차관세 인하를 이끌어냈고 쌀시장 개방 압력도 미국쌀 수입량을 점차 늘리는 선에서 막아낸 만큼 여론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자민당 일각에선 이시바 총리가 사퇴 불가의 이유로 들었던 관세협상이 끝났기 때문에 총리직 유지를 주장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전했다. 자민당은 오는 28일 양원(兩院) 의원 간담회를 열고 참의원 선거 평가 절차를 개시한다. 이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중론이 모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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