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바꾼 세상④] CJ제일제당, 식(食)으로 전하는 지속 가능한 나눔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5.07.27 07:00  수정 2025.07.27 12:05

한 직원의 제안에서 출발한 ‘햇반 저단백밥’, 17년의 사명감

청년을 위한 ‘나눔냉장고’, 1만2000명에게 전달된 식품 꾸러미

결식 아동 위한 ‘호프 푸드 팩’, 방학에도 끼니 책임지는 식탁

단순 기부 넘어선 ‘식생활 접근권’ 실현…지속 가능한 공존 추구

CJ제일제당센터 전경.ⓒ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사회 곳곳의 복지 사각지대를 향해 ‘식(食)의 연결’을 실천 중이다.


희귀질환을 앓는 어린이부터 식생활이 불안정한 청년, 결식 위험에 놓인 아동까지, CJ제일제당은 제품 개발부터 현장 지원까지 적극 나서며 식품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 “밥 한 공기에도 사명감”…햇반 저단백밥, 17년간 270만 개 생산


대표적인 사례는 2009년 개발된 ‘햇반 저단백밥’이다.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병)을 앓는 환아들이 일반 쌀밥조차 먹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해, CJ제일제당은 단백질 함유량을 일반 햇반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특별한 제품을 선보였다.


개발의 출발점은 한 직원의 제안이었다. PKU 환아를 둔 임직원이 아이를 위한 대체식 개발을 건의했고, 그 뜻이 연구개발로 이어져 같은 해 10월 첫 제품이 출시됐다.


햇반 저단백밥은 단순한 저단백 식품이 아니다. 쌀을 도정한 후 단백질 분해에만 24시간이 걸리는 복잡하고 특수한 공정을 거쳐야 하며, 생산 시간은 일반 햇반보다 10배 이상 길다.


효율성도 수익성도 낮지만, CJ제일제당은 17년째 생산을 이어오며 지금까지 누적 약 270만 개의 제품을 공급했다. 이는 단순한 CSR 차원을 넘어, 기업이 자발적으로 지속한 윤리적 생산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CJ제일제당은 2010년부터 매년 열리는 ‘PKU 가족성장캠프’에도 식사 지원과 기부를 병행하고 있다. 올해 열린 제23회 캠프에는 햇반 저단백밥과 함께 1000만 원 상당의 기부금을 후원했다.


햇반 저단백밥 제품 이미지.ⓒCJ제일제당
◇ ‘나눔냉장고’로 이어진 온기…청년 1만2000명에 식품 꾸러미 전달


CJ제일제당은 청년 세대의 식생활 불균형 문제에도 주목했다.


특히 2021년부터 서울시와 협력해 시작한 ‘CJ제일제당 나눔냉장고’는 식품기업과 지자체가 함께하는 모범적 민관협력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나눔냉장고’는 서울청년센터를 거점으로, 식재료나 식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햇반, 냉동식품 등 식품 꾸러미를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센터 내에 설치된 전용 냉장고에 CJ제일제당 제품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지난해까지 서울 전역 11개 청년센터에 냉장고 설치를 완료하고 약 1만2000명의 청년에게 꾸러미를 제공했다.


단순한 식품 제공을 넘어 식습관 자가진단, 영양교육, 쿠킹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도 함께 진행해 건강한 식문화 형성과 사회적 관계 회복까지 도모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청년층의 식생활은 단순한 끼니 해결을 넘어, 삶의 리듬과 사회적 관계의 회복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나눔냉장고.ⓒCJ제일제당
◇ ‘방학엔 밥 걱정’ 아동 위한 호프 푸드 팩…식품기업다운 공헌


2020년부터 시작된 ‘호프 푸드 팩(HOPE Food Pack)’은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방학이나 주말 등 학교 급식이 중단되는 시기, 돌봄 공백 속에서 식사를 거르기 쉬운 아이들을 위해 CJ제일제당은 전국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식품 꾸러미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는 햇반 컵반, 비비고 국물요리, 스팸 등 총 2억 원 상당의 제품이 2000명 아동에게 제공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맞벌이 가정 아이들로, 보호자의 부재 속에서 끼니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식품 지원이 단지 먹거리 그 이상, 아이들에게 안전한 생활 리듬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안전한 식생활 접근권’이라는 기본권 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식품기업으로서의 전문성과 자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나눔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식(食)은 생존의 기본이지만, 때로는 연결의 매개이기도 하다. CJ제일제당은 오늘도 그 식탁 위에 공존의 가치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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