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초점] 글로벌 IP로서의 '케이팝', 성패 사이서 흥행 방정식 찾아야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7.29 14:01  수정 2025.07.29 14:01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인 흥행에 이어, 하이브 아메리카가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손잡고 케이팝 소재 영화를 공동 제작한다고 발표하면서 케이팝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케이팝이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하나의 글로벌 IP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은 케이팝의 고유한 요소를 활용하면서도 보편적인 서사와 장르적 재미를 결합한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 케이팝 아이돌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팬덤 문화를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악마를 사냥하는 액션 판타지라는 보편적인 스토리를 입혔다. 이는 케이팝을 잘 모르는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한 몰입감을 제공하고, 케이팝 팬들에게는 익숙한 요소를 통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즉, 케이팝 고유의 매력은 유지하되, 글로벌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와 장르적 매력을 강화함으로써 문화적 장벽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하이브 아메리카와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케이팝 소재 영화 공동 제작 발표는 케이팝 IP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된다.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협업은 케이팝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및 마케팅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브는 이미 방탄소년단, 뉴진스 등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들을 통해 케이팝의 파급력을 입증했으며,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의 노하우와 글로벌 배급망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글로벌 안착을 위해서는 케이팝의 핵심적인 가치와 메시지를 유지하되, 현지 문화와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섬세한 전략이 필수적이다. 무작정 할리우드식 서사를 덧입히거나, 현지 관객의 입맛에 맞춘다는 명목으로 케이팝의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던 뮤지컬 ‘케이팝’은 케이팝의 본질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거나, 타겟 관객층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케이팝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현지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시도가 오히려 케이팝의 매력을 희석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일각에선 뉴욕타임즈의 인종차별적 평론이 입소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지만, 흥행 부진을 모두 그 탓으로만 돌리긴 어렵다는 말이다.


이는 케이팝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케이팝의 핵심적인 가치와 메시지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시사한다. 케이팝 특유의 연습생 시스템, 팬덤 문화, 아이돌 성장 서사 등은 케이팝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케이팝 팬들이 열광하는 지점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영화의 서사 안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녹여낼지가 관건이다. 또한, 케이팝 음악의 파워와 퍼포먼스의 매력을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도 중요한 흥행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한 케이팝 관계자는 “케이팝은 이제 음악적 장르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문화 현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케이팝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로의 IP 확장은 필연적인 흐름”이라면서도 “그러나 성공적인 확장을 위해서는 진정성과 현지화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케이팝의 본질적인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 지역의 문화적 맥락과 관객들의 선호도를 이해하고 이를 콘텐츠에 반영하는 ‘현명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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