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으로 즐긴다”…일상 속으로 파고든 글라스 와인 문화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5.08.06 10:40  수정 2025.08.06 18:01

아영FBC, 상반기 글라스 와인 18만 잔 판매, 병 환산 시 약 3만 병

백화점·대형마트는 물론 일반 와인바까지 ‘한 잔’ 문화 본격 확산

ⓒ아영FBC

국내 와인 소비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와인을 병 단위로 구매해 마시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한 잔씩’ 가볍게 경험하는 글라스 와인 문화가 일상 속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와인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적 흐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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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류기업 아영FBC는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사 직영 매장에서 판매된 글라스 와인이 총 18만 잔(125ml 기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병으로 환산하면 약 3만병에 해당하며, 글라스 와인 한 잔당 평균 판매 가격은 1만원대로 비교적 금액이 적지 않은 편이다.


특히, 잔 와인 가격이 1만원 이하부터 2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선택지가 넓다는 장점도 있다.


아영FBC가 운영하는 강남 압구정의 사브서울(Sav Seoul) 매장에서는 2025년 상반기에만 글라스 와인이 6000잔 이상이 판매되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라스 와인이 신규 고객과 기존 단골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지하 1층에 위치한 ‘프리미엄 글라스 와인 바’에서 고객들이 최고급 와인에 해당하는 5대 샤토를 글라스 와인으로 즐기고 있다.ⓒ현대백화점
백화점·마트·와인바까지…다양한 공간에서 잔술 경험 확대


글라스 와인 문화는 특정 와인 전문점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백화점, 대형마트는 물론 와인바, 일반 외식 공간까지 그 흐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프리미엄 글라스 와인 바’를 새롭게 구성해 병당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와인을 30ml 단위로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고객은 소믈리에가 제공하는 테이스팅 노트와 함께 한 잔의 와인을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BY THE GLASS’ 와인바를 운영하며 샴페인, 레드, 화이트, 스위트 와인 등을 잔 단위로 선보이고 있다. 상주 소믈리에의 설명과 함께 잔당 1만5000원에서 4만원대 와인을 제공하며, 외국인 관광객과 VIP 고객의 반응도 높다.


롯데마트 잠실점은 ‘보틀벙커 비스트로’를 통해 쇼핑 중에도 와인과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선보였다. 5성급 셰프의 메뉴와 함께 30여 종의 와인을 잔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이 공간은, 대형마트 식문화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준다.


서울 성수동의 ‘뱅룩(VINLUK)’과 압구정의 ‘르글라스(Le Glass)’는 최근 주목받는 ‘올글라스 와인바’로, 모두 와인을 병이 아닌 잔 단위로만 제공한다.


다양한 스타일의 프리미엄 와인을 글라스로 선보이며 와인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특히 ‘르글라스’는 80여종의 와인을 글라스로 제공할 뿐 아니라 고객이 직접 고급 와인 글라스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와인 감상의 즐거움을 더했다.


이처럼 글라스 와인은 단순한 시음의 개념을 넘어 와인 입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중요한 계기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는 부담 없이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시도해볼 수 있고 음식과의 다채로운 페어링을 통해 개인 취향에 맞는 와인을 발견할 수 있다.


글라스와인 트렌드 확산, ‘코라빈’ 기술이 가능케 한 자연스러운 시장 변화


글라스 와인 트렌드의 확산에는 코르크를 열지 않고 니들을 사용해 와인을 추출할 수 있는 ‘코라빈(Coravin)’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코라빈은 와인을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수 발명된 니들을 통해 와인을 추출하고 이때 질소 가스를 주입해 외부 산소 유입을 차단함으로써 와인의 산화를 방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기술은 와인을 한 병 단위로 오픈하지 않고도 여러 번에 걸쳐 일정한 품질로 서빙할 수 있게 해 주며 사용후 와인은 최대 3년 이상까지 품질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스파클링 와인을 위한 코라빈 스파클링 기기는 탄산과 풍미를 최대 4주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가볍게 한잔을 제공하고자 하는 미쉐린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코라빈 시스템은 그간 잔 와인 제공이 어려웠던 고급 와인을 보다 위생적이고 안정적인 품질로 제공할 수 있게 만들어 외식업장 운영자들이 보유한 좋은 와인을 ‘한 잔’ 단위로 자신 있게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


일반 외식업장에서도 고급 와인을 글라스로 제공하고자 하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코라빈은 그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완성도 높은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영FBC가 코라빈의 독점 수입사로 니들 방식의 대표 모델부터 장기 보관이 가능한 ‘식스플러스’, 스파클링 와인을 위한 ‘코라빈 스파클링’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코라빈 시리즈는 와인바뿐 아니라 백화점, 레스토랑 등 고급 외식 채널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아영FBC
한 잔으로 도심을 누비는 ‘한 잔의 서울’ 캠페인


아영FBC는 글라스 와인을 기반으로 한 문화적 접점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 잔의 서울(A Glass of Seoul)’이라는 테마 아래, 서울의 주요 와인바 4곳(무드서울, 사브서울, 모와, 더 페어링)을 하나의 노선처럼 연결한 릴레이 테이스팅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각 매장에서 매주 다른 테마의 프리미엄 와인을 잔으로 선보이며, 소비자들이 공간을 옮겨가며 와인의 폭넓은 매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한 모든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는 스탬프 리워드를 통해 10만원 상당의 글라스 와인 시음권을 제공하는 등 체험 중심의 참여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글라스 와인은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애호가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일상 속 즐거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에서 와인을 보다 가볍고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라스 와인은 단순히 와인을 판매하는 방식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와인을 더욱 쉽고 편하게 접할 기회를 제공하며 국내 와인 시장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한 잔의 와인이 선사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글라스 와인은 앞으로도 국내 와인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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