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11차 전기본, 원전 수명 연장·신규 건설·SMR 도입 포함
"글로벌 원전 시장은 건설 지연과 비용 초과로 경쟁력 약화 현실"
"SMR, 높은 발전단가·설비비·기술·재정 불확실성으로 신중 접근 필요"
토론회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의 원전정책 방향과 쟁점 토론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정부가 노후 원전 사업화와 신규 원전·SMR(소형모듈원자로)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안전성과 경제성 부족 비판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원전 시장의 경쟁력 약화와 한국 전력계통 한계, SMR의 높은 비용과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의 원전정책 방향과 쟁점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문제점을 조명했다. 이 계획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신규 원전 건설, 그리고 SMR 도입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 정부 원전정책 방향과 쟁점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원전 시장의 현실은? 건설 지연, 비용 상승, 경쟁력 저하”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가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 정부 원전정책 방향과 쟁점 토론회'에서 글로벌 원전 시장의 현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글로벌 원전 시장의 현실에 대해 발표하며 신규 원전 건설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 시절 원전 건설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4기 중 2기만 완공됐고 이마저도 5~6년 이상 지연되며 예산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규 원전 건설은 건설 기간 장기화와 예산 초과가 빈번하며 발전원가 상승으로 재생에너지 대비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 세계 신규 발전 설치량의 89%는 재생에너지가 차지했으며 원전은 2.8기가와트(GW)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재생에너지의 신규 설치량은 원전과 화석연료를 합친 것보다 약 12배 많았다.
이런 추세 속에서 AI 및 데이터 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 역시 재생에너지가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35년까지 글로벌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분 중 65%는 재생에너지가, 14%는 배터리 저장장치(BESS)가 담당할 것이며 원전은 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이미 100% 청정에너지 목표를 세우고 전력 구매 시 재생에너지를 우선하고 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 정부 원전정책 방향과 쟁점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두 번째 발제자인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한국 전력계통의 구조적 한계를 짚으며 원전 확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프랑스의 사례를 소개하며 "프랑스 재생에너지 비중이 서유럽에서 약 25%로 가장 낮다 "며 "원전과 태양광 확대에 따른 전력시장 도매가격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네거티브 가격’ 현상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원전 출력 감발이 늘어나고 막대한 설비 투자가 이뤄진 원전의 '좌초자산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석 위원은 한국이 해외 전력망과 연결되지 않은 '고립 계통'이라는 점에서 잉여 전력 처리 수단이 더 제한적이므로, 원전 신규 건설을 계속 추진하면 수년 내 좌초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고 재생에너지 신규 투자 위축도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 정부 원전정책 방향과 쟁점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석 전문위원은 SMR 도입 계획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분명히 했다. 그는 "SMR 발전단가는 재생에너지보다 월등히 높고 설비비는 태양광의 약 20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재정적 불확실성이 큰 SMR을 국가 계획에 포함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과거 5000억원을 투입했으나 상용화에 실패한 스마트 원자로 사례를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구 이익 챙기기 차원에서 SMR 지원 특별법안이 남발되는 현상을 ‘국가 에너지 연구개발 과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부조리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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