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 세계 발주량 203만CGT...전월 대비 43% 급감
한국 점유율 한 달 새 41%→16%…중국과 격차 확대
LNG선·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종까지 기술 추격 가속
글로벌 선박 발주세가 꺾이는 가운데 중국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다시 벌어지면서 국내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
글로벌 선박 발주가 급감하면서 호황을 이어가는 한국 조선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과의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 고도화와 전략적 글로벌 협력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발주 시장에서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경쟁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주요 선주들의 발주세가 꺾이는 가운데 중국이 저렴한 단가와 대형 조선사 합병 효과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어 국내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7월말 전 세계 선박 발주는 203만CGT(58척)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43% 줄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58% 감소한 수치다. 발주량이 줄면서 주요 조선국 간 점유율 변동도 뚜렷해졌다.
이 중 한국은 33만CGT(8척)를 수주해 점유율 16%로 중국(152만CGT·43척·7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 6월만 해도 한국 점유율은 41%로 중국(53%)과 12%포인트 차이에 불과했으나 한 달 만에 격차가 크게 벌어진 셈이다. 보정총톤수인 CGT는 선박 크기에 건조 난이도를 반영해 산출하는 수주량 지표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미국 견제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자국 발주 확대와 대규모 인력·설비 투자, 고부가 선종 점유율 확장 전략 등을 꼽는다. 여기에 최근 중국 1·2위 조선사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사가 탄생하면서 가격·납기·규모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초대형 국영 조선그룹이 시장 판도를 위협하고 있다.
과거 한국의 전통적 우위였던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도 중국의 기술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저가 공세와 함께 고난도 선종 건조 경험을 쌓으며 시장 지배력을 넓히는 추세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의 컨테이너선 경쟁이 치열해졌고, 최근 프랑스 해운사 CMA CGM 발주 건에서 중국 헝리중공업이 대폭 할인해 선가를 제시했다는 소식도 있다”면서 “미국의 견제 영향으로 한국이 중국 조선소의 가격 공세를 이기고 수주할 경우 향후 경쟁에서도 긍정적 기류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발주 감소 국면에서도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고부가 선종에 집중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숙련 인력 부족과 공정 병목,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면 질적 수주 전략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강화도 변수다. 올해 들어 미국은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중국 조선소의 글로벌 수주가 위축되고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는 구도도 나타났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방안이 논의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린다.
다만 업계에선 미국의 조선 인프라와 숙련 인력 기반이 취약해 협력 효과를 단기간에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란 현실론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양과 질 모두를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단순한 품질 경쟁력만으로는 승산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기술 고도화와 사후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넓혀 시장 다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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