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 내놔
경기 침체·美관세·中추격 요인 겹쳐
전통적 성수기 하반기도 악조건 쌓여
양사, 반전 계기 만들기 위해 '승부수'
17일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 TV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 TV 사업이 상반기 부진에 이어 하반기도 '보릿고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미국 상호관세 충격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겹치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상반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러 대내외 요인이 작용했지만, 양사 TV 사업이 전사 실적의 발목을 잡은 모습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생활가전(DA) 사업부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원)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 18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078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양사 TV 사업은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925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지만, 이는 관세 시행 전 풀인 효과(선구매)와 중국 정부의 구형 교체 보조금 정책이 만든 일시적 반등으로 평가된다.
하반기에는 선출하 물량 영향으로 전통적 성수기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연간 출하량 전망치를 전년보다 1.1% 감소한 1억9571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패널 출하량 전망도 마찬가지다. 옴디아는 올해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이 2억4520만대로 전년보다 1.9%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는 패널을 탑재하는 TV 완제품의 판매량 하락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옴디아는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대형 OLED 출하량 증가율 전망치도 기존(20.3%) 대비 15.5%로 낮춰 잡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2020년 각각 21.9%, 11.5%에서 지난해 17.6%, 10.8%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같은 기간 각각 13.9%, 12.3%까지 올라서며 한국 기업들을 바짝 추격했다.
올해 초부터 적용된 미국의 상호관세도 지속적인 악재가 될 전망이다. 지난 4월부터 기본 상호관세 10%가 적용됐고, 6월부터는 가전제품에 함유된 철강 함량에 따라 50%의 관세가 부과됐다
양사는 이 같은 시장 침체 우려 속에서 반전 계기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TV사업을 맡는 MS사업본부에서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비용 부담을 줄이고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최근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RGB TV를 선보이며 기술 차별화를 내세웠고, 초대형·초고화질 제품군을 확대해 수익성 회복을 노린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승부수를 던졌다"면서 "하반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미래 전략은 변함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경쟁 우위를 계속해서 확보하며 시장 확대를 노려야 한다"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