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원의 지적은 삼성전자 밸류업에 따른 불가피한 규제 대응 맥락 무시한 것"
삼성전자 서초사옥 ⓒ데일리안DB
한국회계기준원 등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회계처리 방식을 지적한 것도 해석 차이가 있다.
한국회계기준원 측은 삼성생명이 유배당 보험계약자 몫에 대한 회계처리를 잘못하고 있으며, 최근 삼성전자 지분 일부 매각으로 예외 적용 조건을 스스로 깨뜨렸다고 지적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 중이며, 이 중 유배당 계약자 몫에 대해서는 일반 부채가 아닌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별도 부채 항목으로 분류해왔다. 이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매각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상황에서 감독 당국(금융감독원)이 지난 2022년 허용한 특별 회계 처리 방식이었다. 회계기준원은 그러나 지난 2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약 2746억원을 매각한 사실을 들어 예외 적용 근거가 붕괴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삼성생명 측은 오히려 해당 매각이 법규를 준수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강조한다. 지난 2월 삼성전자가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의 총 보유 지분율은 소각 후 10.08%까지 올라 법적 한도(10%)를 초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초과분을 매각해 규제를 맞춘 것으로, 경영 차원에서 지분 매각 계획을 수립했다는 해석은 무리라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삼성생명이 향후에도 삼성전자 지분을 계획적으로 매각할 수 없기 때문에 현행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며 "회계기준원의 지적은 '삼성전자의 밸류업에 따른 불가피한 규제 대응'이라는 맥락을 무시한 편향적 주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생명의 계약자지분조정 항목은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 당시 금융당국의 질의·회신을 통해 이미 인정받은 방식이다. 금감원은 당시 "새 규정 적용으로 재무제표 이용자에게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영진이 판단하면 계약자지분조정을 통해 부채로 표시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삼성생명뿐 아니라 국내 생보사들은 감독당국, 회계법인, 학계와 논의를 거쳐 기존 계약자지분조정 방식을 유지해 왔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삼성전자
업계 관계자는 "계약자지분조정 항목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도입돼 26년간 유지돼 온 제도"라며 "일부 매각을 이유로 특정 회사만 회계처리 방식을 바꾸라고 한다면, 이는 모든 생보험사에 파급될 수 있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미 감독 당국이 최종 정리한 사안임에도 다시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회계제도의 신뢰성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라는 외부 변수에 따른 '규제 준수 차원의 지분 매각'을 마치 예외 규정 파기로 몰아가는 해석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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