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디파이 코인',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 일제히 상장
업비트 상장 1분 만에 27% 상승 후 급락…현재 시총 8조원 근접
일각서 이해충돌 논란 제기…백악관 대변인 "이해충돌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주도하는 디파이(탈중앙화금융) 프로젝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의 가상자산 WLFI가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동시 상장된 직후 급등했다가 하락 전환하며 상장가 이하까지 떨어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지난 1일 오후 10시 원화마켓에 상장한 WLFI는 시가 391원에서 거래를 시작해 1분 만에 495원까지 오르며 약 26.6% 상승했다. 하지만 바로 하락하기 시작해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는 327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상장가 대비 16% 떨어진 가격이다.
빗썸 역시 같은 날 원화마켓 상장을 단행했으며, 코인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거래를 시작했다. WLFI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해외 주요 거래소에도 동시에 상장됐으며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은 약 8조원에 근접했다.
WLFI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이끄는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의 거버넌스 토큰이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명예 공동 창업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트럼프 일가는 전체 WLFI 물량 중 약 25%를 보유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상장으로 트럼프 일가의 WLFI 평가 자산은 최대 60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른다. 다만, 보유 물량에는 일정 기간 매도 제한(락업)이 걸려 있어 즉각적인 현금화는 불가능하다.
WLFI는 단순한 밈코인이 아닌, 디파이 중심 금융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다. 구체적으로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커스터디, 담보 대출 등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와 연동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크립토 뱅크(가상자산 은행)'를 표방하며, 이더리움 등 주요 디파이 자산도 대량 보유하고 있다.
WLFI 생태계에서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 'USD1'도 같은 날 업비트와 빗썸에 상장됐다. USD1은 미국 달러(USD) 가치에 1대 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테더(USDT), USDC 등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 준비금은 단기 미국 국채, 현금성 자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약 23억 달러(3조원)로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0.86%를 차지한다. 업비트는 이더리움 기반 USD1만 지원하며 빗썸은 이더리움과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 기반 모두를 거래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WLFI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실질적으로 설계·운영하는 디파이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정치적 파급력이 큰만큼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경계도 존재한다. 트럼프의 발언이나 정책, 대외 이벤트에 따라 급등락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가 직접 발행한 공식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는 상장 직후 1만8000% 이상 폭등했다가 현재 최고가 대비 8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또한 WLFI 프로젝트를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WLFI와 연계된 스테이블코인 USD1이 바이낸스 등과 협력해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해당 프로젝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로비 수단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WSJ는 자오창펑 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사면을 바라는 입장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USD1 유통과 정치적 이해관계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대통령과 그 가족은 이해충돌에 관여한 적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월드 리버티 CEO 잭 위트코프는 "WLFI는 철저히 민간 주도의 사업이며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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