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기반 흔들' vs '소비자 보호 우선'…GA업계에 부는 개혁 바람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09.03 07:18  수정 2025.09.03 07:18

수수료 분급제 도입, GA 반발 확산

시험장 부족·신입 진입 장벽 심화

불완전판매 개선 요구, 감독 압박 가중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가 전방위적 구조 전환 압박에 직면했다. 수수료 개편과 시험장 인프라 부족, 불완전판매 개선 요구가 겹치면서 인력난과 영업 기반 흔들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은 최근 금융위 자체 규제개혁 심의를 통과해 규제개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돼 있다.


개편안은 유지수수료를 신설하고, 설계사 판매수수료 분급 기간을 4년에서 최대 7년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기간에 판매수수료가 집중되는 현 구조를 개선해 불완전판매와 과도한 경쟁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GA 업계는 설계사 소득 감소와 경영 악화를 우려한다. GA협회는 4년 분급제가 시행되면 월소득 300만원 이하 설계사들의 수익이 평균 60만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30만명에 달하는 GA 소속 설계사 중 절반가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호주에서는 분급제 도입 이후 설계사 수가 40% 이상 줄어든 전례도 있어, 업계는 대규모 이탈과 고아계약 증가를 걱정하고 있다.


신입 진입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설계사 자격시험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시험장을 지정·배정하는데, GA 몫은 원수사 대비 턱없이 적다. 이 때문에 시험장 부족과 지역별 시험 횟수 편차가 심화되면서 신입 설계사들의 진입이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설계사 기반 약화와 함께 불완전판매 관행 개선도 불가피하다. 최근 5년간 보험 관련 분쟁조정 신청은 매년 1만건을 웃돌았고, 이 중 절반 가까이가 불완전판매와 직결됐다.


보험 유지율이 60%대에 머무는 것도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입했다가 조기 해지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이는 개인 피해를 넘어 업계 전반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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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못박고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첫 간담회에서 “보험의 본질은 소비자 보호에 있음을 명심하고 업무 전반에 반영해 달라”며 판매수수료·정착지원금 경쟁, 불건전한 GA 영업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수수료·인력·영업 관행 전반에서 압박이 가중되면서 GA업계는 구조 개편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GA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개편으로 소득이 줄고, 시험장 부족으로 신입 유입이 막히는 상황에서 불완전판매 개선 요구까지 더해졌다”며 “GA 입장에선 인력 기반을 지키는 동시에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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